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당 3311원이다. 지난달 평균인 4791원 대비 30.7%, 지난해 10월 3911원보다는 15.2%가 떨어졌다.
지난달 17일 아프리카돼지열병 첫 확진 판정이 나왔을 때 도매가격은 ㎏당 6000원을 넘기도 했다. 이틀 뒤인 19일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6201원까지 치솟았다. 도매가격이 한 달 남짓한 사이 절반으로 떨어진 것이다. 정부는 이동중지명령이 해제되면서 도축 물량이 늘어난 데다 소비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라고 판단하고 소비 촉진 행사를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 3일 김포시 통진읍에서 확진 판정이 나온 이후 잠잠한 상태다. 다행히 경기도 포천이나 충남 등 대규모 축산단지로 퍼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잠복기를 고려하면 여전히 발병의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소비자들의 심리적 부담도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 돼지고기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중국 여파로 수입에 차질이 생길 경우 폭등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창궐했던 중국은 돼지의 절반 정도를 살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돼지고기 소비가 많은 중국은 돼지고기 가격이 치솟았다. 한국은행 조사국이 해외경제 포커스에 게재한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 급등 배경 및 전망' 보고서를 보면, 중국 내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달 26일 도매가 기준으로 전년 동일 대비 82.4%나 올랐다. 가격이 급등하자 중국은 돼지고기 수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영국의 컨설팅회사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중국은 전 세계 돼지고기의 절반 이상을 생산·소비하고 있어, 해외 공급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2020년 초까지 가격은 2019년 초보다 80% 정도 더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9월 세계식량가격지수에 따르면 육류의 가격지수는 0.8%(1.3포인트) 오른 181.5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자급률은 65% 수준이다. 나머지 35%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값싼 수입산 돼지고기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소매가격 인상은 어쩔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변수가 있어 지금은 가격이 떨어진 상태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가 장기화하면 수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달 이후 국내산 돼지고기 값도 오를 것이고, 11월이 지나면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 값이 모두 동반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