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원회 조승래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조사에 응한 85개 사립대 중 총장을 13년 이상 하는 대학은 9개다. 20년을 넘은 대학도 3개다.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대학까지 포함하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교육부는 이런 대학의 총장 재임 기간 자료도 제대로 내놓지 않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최장수 총장은 32년 2개월을 재직한 신일희 계명대 총장이다. 신 총장은 1978년 초대 총장으로 임기를 시작해 이후 이사장이나 명예총장으로 자리를 비운 시기를 제외하고 가장 긴 기간 총장으로 재직했다.
20년 이상 한 명의 총장이 재직한 대학은 경남대, 동양대, 추계예술대 등 3곳이다. 박재규 경남대 총장이 29년 5개월,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25년 5개월, 임성혁 추계예술대 총장이 20년 순이다.
족벌 사학의 이런 행태는 지역과 학교 설립 유형을 가리지 않는다. 신학대학으로 출발한 한세대는 총장 취임 직전 학교법인 이사장이 남편인 조모 목사였다. 한서대는 총장 본인이 설립자 겸 초대 이사장이었다.
설립자 아들인 최성해 총장이 재직 중인 동양대를 포함해 나머지 대학은 모두 총장이 설립자와 친인척 관계다. 조사한 대학 중 경남대를 제외한 모든 사립대학이 총장 임명제를 채택하고 있다.
총장선출위원회 등 총장 선출 절차가 있는 국공립대와는 달리 대부분 사립대는 민주적인 선거 절차와는 거리가 있는 총장 임명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경우 설립자의 친인척이 장악한 이사회의 입김이 총장 후보군 선정과 임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조승래 의원은 “총장 후보자 선출 절차를 법으로 정하는 국립대와 달리 사립대는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방치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사학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대학기본역량진단에 학내 민주주의 수준을 반영하는 것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