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15개월 동안의 무역전쟁 끝에 처음으로 '부분합의(스몰딜)'에 도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0~11일에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15일부터 연간 2500억 달러(약 296조5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매긴 추가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올리려던 방침을 보류하기로 했고, 중국은 연간 400억~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 사실상 핵심 쟁점이 빠진 '휴전 협정'을 맺은 셈으로 이른바 '1단계 합의'다.
세계 양강이 합의 가능한 부분에서 양보를 주고받으면서 당장 다음주로 예정됐던 무역전쟁의 추가 확전을 피하고 포괄적 합의로 가는 협상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이번 협상이 중국에만 좋은 일이 됐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美·中 첫 합의, 경제적 갈등 근원 해결 못해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통해 휴전을 선언했지만, 사실상 중국이 양보한 것은 없고 미국만 손해를 봤다고 비판했다. 중국이 미국이 촉구한 구조개혁 없이 추가관세 부과만 유예 받는 등 미국이 일방적으로 양보했다는 주장이다.
미국이 중국에 요구해온 구조개혁은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 진출 외국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 △중국 국영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 금지 △외환시장 개입 금지 등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중국 책임자를 지낸 에스와 프라사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중국과의 이번 거래는 미·중 양국 간의 주요 무역 및 경제적 갈등의 근원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웬디 커틀러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지난 2년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했던 협상 결과와 매우 유사하다며, 이번 협상은 실질적인 협상이라기보다는 일종의 '거래'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스콧 케네디 선임고문은 "미국은 앞으로의 관세 인상을 피하고 금융 시장을 안정케 하는 방법을 찾고 있었기 때문에 무역전쟁의 휴전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협상 결과에 매우 만족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다시 탄핵 위기에 처하는 등 불리한 입장에서 서게 되자, 손해를 감수하고 중국과 서둘러 부분 합의를 이뤘을 공산이 크다고 본다. 스몰딜이라도 이뤄야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며 '성과'를 자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이번 협상에서는 환율 문제에서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역시 상대적으로 쉬운 목표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월 위안화 약세가 거세지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이번 협상에서 중국이 통화정책 투명성 강화를 천명하자, 미국 재무부는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해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길어질수록 중국에 유리"
미·중 무역전쟁이 길어질수록 중국에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중국 전문 컨설팅업체인 게이브칼드래고노믹스의 아서 크뢰버 리서치 책임자의 말을 인용, "중국이라면 협상결과에 상당히 행복해할 것"이라며 "중국은 그동안 협상을 길게 할수록 유리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연간 최대 500억 달러로 늘릴 것이라는 약속만으로 미국의 추가 관세를 막았다며 중국의 완벽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이번 협상 뒤에 "농업 등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고만 했을 뿐 공식적으로는 '합의'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일련의 합의 소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통해 전해졌을 뿐이다. 언제든 알려진 합의 내용이 뒤틀릴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1단계 합의에 이어 2, 3단계 협상을 통해 구조적인 문제를 다룬다는 방침이지만, 향후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중국은 그들의 지식재산권 도용, 기술이전 강요, 불공정 보조금 지급 등 핵심 난제에 대해 계속 저항해 왔기 때문이다.
데릭 시저스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WSJ에 "이 수준으로 나올 결과였다면 1년 전이나 그보다 더 빨리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협상이 길어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반대로 시간이 결국 자기 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확대하기로 하는 등 일부 양보를 하기는 했지만, 이는 이미 중국 정부가 이전 협상 때 제의했던 수준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트럼프, 부분합의 논란에도 '자화자찬'
트럼프 대통령은 그럼에도 "미국 농가를 위해 이뤄진 가장 위대하고 큰 합의"라고 자화자찬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렇게 많은 상품이 미국에서 생산될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문제"라면서 "우리의 농부들이 알아낼 것이다. 고맙다. 중국"이라고 부연했다. 중국이 구매하기로 한 미국산 농산물이 상당하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 농부들은 정말 횡재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최근 탄핵 정국 속에서 중국과의 무역협상 성과를 부각해 내년 대선에 앞서 핵심 지지층인 중서부 농민 표심을 공략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와 관련해 "160억∼200억 달러 보잉 항공기"를 거론하기도 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번 미·중 협상 결과 발표에는 구체적인 사항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협정이 완성되기까지 최대 5주가 걸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오는 11월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합의문에 공식 서명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세계 양강이 합의 가능한 부분에서 양보를 주고받으면서 당장 다음주로 예정됐던 무역전쟁의 추가 확전을 피하고 포괄적 합의로 가는 협상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이번 협상이 중국에만 좋은 일이 됐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美·中 첫 합의, 경제적 갈등 근원 해결 못해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통해 휴전을 선언했지만, 사실상 중국이 양보한 것은 없고 미국만 손해를 봤다고 비판했다. 중국이 미국이 촉구한 구조개혁 없이 추가관세 부과만 유예 받는 등 미국이 일방적으로 양보했다는 주장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중국 책임자를 지낸 에스와 프라사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중국과의 이번 거래는 미·중 양국 간의 주요 무역 및 경제적 갈등의 근원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웬디 커틀러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지난 2년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했던 협상 결과와 매우 유사하다며, 이번 협상은 실질적인 협상이라기보다는 일종의 '거래'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스콧 케네디 선임고문은 "미국은 앞으로의 관세 인상을 피하고 금융 시장을 안정케 하는 방법을 찾고 있었기 때문에 무역전쟁의 휴전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협상 결과에 매우 만족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다시 탄핵 위기에 처하는 등 불리한 입장에서 서게 되자, 손해를 감수하고 중국과 서둘러 부분 합의를 이뤘을 공산이 크다고 본다. 스몰딜이라도 이뤄야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며 '성과'를 자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이번 협상에서는 환율 문제에서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역시 상대적으로 쉬운 목표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월 위안화 약세가 거세지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이번 협상에서 중국이 통화정책 투명성 강화를 천명하자, 미국 재무부는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해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무역전쟁이 길어질수록 중국에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중국 전문 컨설팅업체인 게이브칼드래고노믹스의 아서 크뢰버 리서치 책임자의 말을 인용, "중국이라면 협상결과에 상당히 행복해할 것"이라며 "중국은 그동안 협상을 길게 할수록 유리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연간 최대 500억 달러로 늘릴 것이라는 약속만으로 미국의 추가 관세를 막았다며 중국의 완벽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이번 협상 뒤에 "농업 등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고만 했을 뿐 공식적으로는 '합의'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일련의 합의 소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통해 전해졌을 뿐이다. 언제든 알려진 합의 내용이 뒤틀릴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1단계 합의에 이어 2, 3단계 협상을 통해 구조적인 문제를 다룬다는 방침이지만, 향후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중국은 그들의 지식재산권 도용, 기술이전 강요, 불공정 보조금 지급 등 핵심 난제에 대해 계속 저항해 왔기 때문이다.
데릭 시저스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WSJ에 "이 수준으로 나올 결과였다면 1년 전이나 그보다 더 빨리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협상이 길어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반대로 시간이 결국 자기 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확대하기로 하는 등 일부 양보를 하기는 했지만, 이는 이미 중국 정부가 이전 협상 때 제의했던 수준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트럼프, 부분합의 논란에도 '자화자찬'
트럼프 대통령은 그럼에도 "미국 농가를 위해 이뤄진 가장 위대하고 큰 합의"라고 자화자찬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렇게 많은 상품이 미국에서 생산될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문제"라면서 "우리의 농부들이 알아낼 것이다. 고맙다. 중국"이라고 부연했다. 중국이 구매하기로 한 미국산 농산물이 상당하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 농부들은 정말 횡재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최근 탄핵 정국 속에서 중국과의 무역협상 성과를 부각해 내년 대선에 앞서 핵심 지지층인 중서부 농민 표심을 공략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와 관련해 "160억∼200억 달러 보잉 항공기"를 거론하기도 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번 미·중 협상 결과 발표에는 구체적인 사항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협정이 완성되기까지 최대 5주가 걸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오는 11월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합의문에 공식 서명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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