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동시적 스태그네이션' 진입...'타이거지수' 2016년 이후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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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9-10-1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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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T-브루킹스연구소 '타이거지수' 발표..."전면적 경기침체 신호는 아냐"

세계 경제가 '동시적인 스태그네이션(synchronized stagnation)' 국면에 들어섰다는 진단이 나왔다.

스태그네이션은 장기적인 저성장 또는 성장정체를 의미한다. 연간 2~3% 미만의 성장률이 이어지면서 높은 실업률이 동반되는 게 보통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가늠자로,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와 함께 내는 '타이거(TIGER)지수'를 발표했다. 타이거지수는 주요국의 전반적인 성장세를 나타내는 종합성장지수와 실물경제지수, 금융시장지수, 신뢰지수 등으로 구성된다.

FT는 선진국, 신흥국 가릴 것 없이 주요 지수들이 일제히 2016년 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금융시장의 강력한 성과가 그나마 종합지수가 마이너스(-)로 추락하는 걸 막았다고 전했다. 
 

선진국(파랑)-신흥국 타이거지수 추이(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종합성장지수, 실물경제지수, 신뢰지수, 금융시장지수[자료=브루킹스연구소]


그럼에도 일련의 지표는 세계 경제가 동시적인 스태그네이션에 진입했다는 걸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일부 나라들은 성장세가 미약하고, 다른 몇몇 국가들은 성장정체 또는 완만한 경기침체를 겪게 되면서 나타난 결과다.

타이거지수는 지난 4월 발표 때도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동시적인 성장둔화'를 나타냈다. 당시 연내 반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는데, 상황이 더 나빠진 셈이다. 

당장 전면적인 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는 거의 없다는 분석이지만, 각국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만큼 곳곳에서 세계 경제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14일부터 20일까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분위기도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는 총회를 앞두고 이미 세계적인 경기둔화 위협을 경고하고 나섰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지난주에 전 세계 90%에 이르는 국가들의 성장세가 둔화할 전망이라며, 이번 총회 때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가능성을 예고했다.

FT는 IMF와 세계은행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민간 부문 이코노미스트들도 대부분 세계 경제 흐름에 대한 낙관론을 접으면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낮추고 있다고 전했다.

에스와 프라사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지속적인 무역갈등, 정치 불안, 지정학적 리스크(위험), 통화부양의 제한적인 효과에 대한 우려 등이 계속 기업·소비자 심리를 약화시키면서 투자·생산성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이미 기준금리를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까지 끌어내리는 등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쓰고 있다. 경기부양 효과보다 자산가격을 부풀리고, 가계 부채를 늘리는 역효과가 크다는 비판 속에 진짜 위기가 닥치면 중앙은행들이 손을 쓸 여지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프라사드 연구원은 "각국 정부가 구조개혁과 재정정책의 신중한 활용에 더 전념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저금리가 세계의 동시적인 스태그네이션의 악성 특징으로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임박한 글로벌 침체에 대한 공포는 시기상조"라며 세계적으로 탄탄한 고용이 소득을 늘려 강력한 가계지출을 유지하게 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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