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선거관리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 결선의 잠정 개표 결과를 토대로 카이스 사이에드 후보가 득표율 72.71%로 승리했다고 발표했다고 AFP, 로이터, dpa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사이에드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던 미디어재벌 나빌 카루이 후보는 득표율이 27.29%에 그쳤다.
사이에드는 특히 청년층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여론조사기관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18~25세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90%에 달했다. 사이에드는 “튀니지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가 시작됐다”며 “젊은 세대가 이번 선거 캠페인을 이끌었고, 나는 그들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이에드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정치와 아무 관련이 없는 평범한 교수였다. ‘아랍의 봄’ 이후 헌법 전문가로 TV방송에 자주 나오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정치경험은 없다. 그가 대선에 출마를 결심한 것은 제자들이 찾아와 대선에 도전해달라며 적극 권유했기 때문이다. 튀니지는 젊은이들은 2011년 아랍의 봄 이후에도 정치 불안이 계속되자 이를 끊어낼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을 찾았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평소 제자들에게 신망을 얻은 사이에드가 정치 지도자로 떠오른 것이다.
튀니지는 '아랍의 봄'을 거치며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드물게 정치적 민주화에 성공하고 여성 인권 문제 등에서 진보적인 국가로 꼽힌다. 2011년 1월에는 ‘아랍의 봄’을 통해 20년 넘게 장기 집권하던 독재자 진 엘아비딘 벤 알리 대통령을 몰아냈다. 이번 선거는 그 후 두 번째로 치러진 민주적인 대선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