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주미대사가 15일 정식 임명됐다. 지난 8월 9일 차기 주미대사로 내정된 지 2달여 만이다.
이 신임 주미대사는 미국 측의 아그레망(주재국 부임 동의)을 두 달 가량 받지 못하면서 정식 부임이 연기됐었다.
이로 인해 현 정부 외교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국의 4강(미국·중국·일본·러시아) 외교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학자 등 비(非)외교관 출신의 인사를 현지 대사관에 배치하면서 상대 정부의 거부감을 형성, 외교 채널의 소통이 줄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이 시작된 상황에서 ‘전문성’이 빠진 4강 외교라인으로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 한국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한·미동맹’ 이상기류까지 거론된 주미대사 인사
‘아그레망’이란 새로운 대사나 공사 등 외교사절을 파견할 때 상대국에서 얻는 사전 동의를 뜻한다. 현지 정부가 타국의 외교사절에 부임을 동의하는 국제관례상의 제도다.
정식으로 임명된 외교사절을 상대국이 거절함으로써 국제분쟁이 일어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 일반적으로 상대국에 요청 후 20~30일이 경과한 후에 부여되는 것이 국제관례이다.
하지만 이 내정자의 아그레망 대기 기간은 60일을 넘어섰고, 문재인정부의 초대 주미대사인 조윤제 전 대사의 아그레망 대기 기간도 43일로 비교적 긴 편이었다.
이 내정자의 아그레망 지연에 대해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또 한·미 동맹 전선에 이상 기류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특히 이 내정자가 차기 주미대사로 임명되기 전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조윤제 주미대사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언급됐었다. 하지만 새 주미대사 발표 전날 문 특보 대신 이 내정자가 차기 주미대사로 발표됐다.
청와대는 “문 특보가 대사직 제안을 고사했다”고 발표했지만, 미국의 한 기자가 “문 특보의 주미대사 내정은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당시 워싱턴포스트(WP)의 존 허드슨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수혁 대사 내정자로의 교체는) 문정인 특보의 대사 내정에 대한 워싱턴의 비공식적 반대가 있고 난 뒤에 이뤄졌다”고 남겼다.
이 신임 주미대사는 미국 측의 아그레망(주재국 부임 동의)을 두 달 가량 받지 못하면서 정식 부임이 연기됐었다.
이로 인해 현 정부 외교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국의 4강(미국·중국·일본·러시아) 외교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학자 등 비(非)외교관 출신의 인사를 현지 대사관에 배치하면서 상대 정부의 거부감을 형성, 외교 채널의 소통이 줄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이 시작된 상황에서 ‘전문성’이 빠진 4강 외교라인으로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 한국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아그레망’이란 새로운 대사나 공사 등 외교사절을 파견할 때 상대국에서 얻는 사전 동의를 뜻한다. 현지 정부가 타국의 외교사절에 부임을 동의하는 국제관례상의 제도다.
정식으로 임명된 외교사절을 상대국이 거절함으로써 국제분쟁이 일어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 일반적으로 상대국에 요청 후 20~30일이 경과한 후에 부여되는 것이 국제관례이다.
하지만 이 내정자의 아그레망 대기 기간은 60일을 넘어섰고, 문재인정부의 초대 주미대사인 조윤제 전 대사의 아그레망 대기 기간도 43일로 비교적 긴 편이었다.
이 내정자의 아그레망 지연에 대해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또 한·미 동맹 전선에 이상 기류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특히 이 내정자가 차기 주미대사로 임명되기 전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조윤제 주미대사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언급됐었다. 하지만 새 주미대사 발표 전날 문 특보 대신 이 내정자가 차기 주미대사로 발표됐다.
청와대는 “문 특보가 대사직 제안을 고사했다”고 발표했지만, 미국의 한 기자가 “문 특보의 주미대사 내정은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당시 워싱턴포스트(WP)의 존 허드슨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수혁 대사 내정자로의 교체는) 문정인 특보의 대사 내정에 대한 워싱턴의 비공식적 반대가 있고 난 뒤에 이뤄졌다”고 남겼다.
이를 두고 외교 전문가들은 문 특보가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를 언급하고, 남북 평화협정 체결 시 주한미군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등 그동안 미국을 자극하는 발언들이 문제가 됐을 것으로 봤다.
◆‘전문성’ 빠진 4강 대사…‘돌려막기 인사’ 오명도
지난 3월 정부는 미국을 제외한 4강 대사를 한꺼번에 교체했다. 두 달째 공석이었던 주중대사에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이수훈 주일대사 후임에는 남관표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을, 주러시아 대사에는 이석배 주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를 내정했다.
당시 중·일·러 대사 임명을 두고 ‘돌려막기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장 주중대사에 대해서는 전임 대사인 노영민 비서실장에 이어 비외교관 출신으로 대중 외교 경험이 없다는 점이 지적됐다.
실제 장 주중대사는 중국 런민(人民)대, 푸단(復旦)대에서 교환교수를 지냈지만, 외교 현안을 다룬 경험은 없다. 당시 청와대는 “주중대사 인선에서 가장 우선순위로 검토한 것은 한·중 간 경제 문제”라며 “장 전 실장이 사드 보복으로 시작됐던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 문제를 정상화하고 미·중 통상 분쟁에 가장 대응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청와대는 미·중·일·러 한국대사를 임명하며 ‘현 시기에 적절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노영민 전 주중대사는 지난해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3차 방중 당시 휴가를 내고 국내에 머물러 논란이 됐다. 주미대사관은 한·미 소통 채널 부재로 ‘하노이 미·북 회담 결렬’ 기류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외교통·전문가’로 외교 재정비에 나서나
외교 인사에 대한 문제가 지속되자 정부는 외교전문가, 현지 전문가들을 대사관 주요 인사로 메꾸며 그간 논란이 됐던 외교력 재정비에 나서는 분위기다.
14일 외교부는 박노완 전라북도 국제관계대사를 주베트남대사로 임명했다. 이보다 앞서 미국 전문가로 불리는 문승현 체코 대사가 주미대사관 정무공사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외교부가 문 대사의 임명 과정에서 주미대사관 정무공사 직급을 고위공무원단 나급에서 가급으로 변경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통상 주미대사관 정무공사는 외교부에서 국장을 지낸 인사들이 부임됐다. 하지만 이번엔 대사 경력을 가진 인사를 공사로 급을 낮춘 뒤 인사가 이뤄졌다.
이에 대해 외교가에서는 “(정부가) 그동안 각종 잡음으로 흔들린 대미 외교라인을 보강하고, 대미 외교 강화가 절실하다는 것을 인지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문 대사는 부산 동래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 22회에 합격해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주미대사관에서 2등서기관과 공사참사관으로 2차례 근무했고 외교부 북미1과장과 북미국장을 차례로 지낸 대표적 미국통으로 불린다.
지난 5월 이후 비어있던 주베트남대사 자리에도 전문인사가 배정됐다. 주베트남 대사는 삼성 출신의 김도현 전임 대사의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위반 및 갑질 혐의 등으로 지난 5월 이후부터 공석이었다.
박 신임 대사는 외교관 생활의 절반 이상을 베트남에서만 보내 외교부 내 대표적인 ‘베트남통(通)’으로 불린다. 그는 1990년 외무고시 24회로 외교부에 입부했다. 한국외대 베트남어 학과를 졸업해 베트남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그는 2014년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베트남 외교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해 주목을 받았다. 또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하노이 및 호찌민 총영사관 시절에도 한국국제학교 임차료 면제, 한·베 수교 25주년 사업, 귀국 한·베 가정문제 등 당시 굵직한 교민사회 현안들을 해결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