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메이저 대회 US오픈 골프대회 챔피언 게리 우들랜드(미국)는 최근 ‘투잡’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골프 대회에 출전하면서도 육아에 전념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다. 그는 5주 동안 ‘육아 휴가’를 보내기도 했다.
우들랜드는 지난 6월 US오픈 제패 이후 쌍둥이 딸을 얻어 2살 아들까지 세 아이의 아빠가 됐다. 본격적인 새 시즌에 돌입한 우들랜드는 “어린 아이 3명이 있는 집은 좀 정신이 없다”며 “기저귀 가는 실력보단 골프 실력이 훨씬 낫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잠시 육아를 접어두고 제주행 비행기에 오른 우들랜드가 우승 도전장을 내밀었다. 우들랜드는 17일부터 나흘간 제주도 서귀포시 클럽나인브릿지(파72)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나인브릿지(이하 더 CJ컵‧총상금 975만 달러)에 출전한다. 우들랜드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브룩스 켑카(미국)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들랜드는 15일 대회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다시 제주도를 찾게 돼 굉장히 흥분되고 기쁘다”며 “코스가 훌륭하고 작년에 좋은 경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 올해는 날씨도 좋을 것으로 예상돼 기대가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PGA 투어 대표 장타자 중 한 명인 우들랜드는 “제주도 코스를 매우 좋아한다”며 “전장이 길어 장타자에게 유리하다”고 만족했다. 올해 대회는 지난해보다 코스 전장이 57야드 늘어나 총 7241야드로 더 까다로워졌다. 특히 가장 길었던 파4 홀인 6번 홀은 39야드가 늘어나 495야드에 달한다. 지난 시즌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308.2야드를 보낸 우들랜드가 대회 코스를 반기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우들랜드는 제주도의 변화무쌍한 날씨를 경계했다. 우들랜드는 “이 코스는 날씨에 따라 난도 차이가 크게 난다”며 “작년 최종 라운드에서는 바람이 불지 않아 선수들이 타수를 많이 줄였는데 올해도 바람이 없다면 공격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또 568야드의 18번 홀(파5)을 꼽으며 “맞바람이 불면 레이업을 해야 하지만, 위험을 감수하면서 코스 공략을 잘한다면 이글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흥미로운 홀”이라고 평가했다.
우들랜드는 잠시 골프와 떨어져 아이들과 달콤한 휴가를 보낸 것에 대한 남다른 의미도 전했다. 그는 “쌍둥이가 태어났을 땐 플레이오프 때문에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없었지만, 이후 5주 동안 쉬면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다행히 아내가 전업 주부이기에 아이들을 잘 돌봐주고 있지만, 빨리 집으로 돌아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US오픈은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이지만, 아이들을 낳고 또 이 아이들을 키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만큼 좋은 유산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우들랜드는 5주 휴가를 보낸 뒤 이달 초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오픈으로 복귀했다.
우들랜드는 이번 대회를 마친 뒤 다음 주 일본에서 열리는 조조 챔피언십까지 출전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시즌과 US오픈 우승은 나에게 큰 전환점이 됐다”며 “새 시즌에서도 계속해서 나를 발전시켜 우승을 목표로 경기에 나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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