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 행사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왕치산 중국 국가 부주석과 긴 시간 회담 할 것이라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일본 외무성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측은 왕 부주석의 일본 방문을 매우 중요한 행사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며 “아베 총리는 타국 인사들과의 회담에 비해 긴 시간 동안 왕 부주석과 회담하며 양국 간 우의를 확인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22일 열리는 일왕 즉위식 행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약 400명의 외국 내빈이 참석할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각국 주요 인사와 연쇄 회담을 가질 예정인데, 왕 부주석과의 회담에 특히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베 총리는 최근 공식적인 자리에서 수 차례 중국과 우호관계 유지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서 16일 일본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는 “중·일 정상이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지금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1년 사이 부쩍 잦아진 양국 정상간 교류가 앞으로도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0월 일본 총리로는 7년 만에 중국을 공식 방문했다. 뒤이어 시 주석도 지난 6월 국가주석으로는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면서 영토분쟁 등으로 악화했던 중·일 관계가 완전히 정상궤도로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일본 정부 내에서는 이번 회담에서 중국에 항의해야 할 문제를 확실하게 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해양경찰 선박의 잦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 일본 영해 침입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일본이 센카쿠 주변에서 영해로 규정한 수역에 중국 당국 선박이 지난해에는 70차례 진입했는데, 올해는 이번 달까지 벌써 100차례를 넘겼다.
게다가 한 일본인 남성 교수가 지난달 중국에서 스파이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이날 알려지면서 이와 관련한 반발도 예상된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이 교수는 일본 훗카이도대의 교수로 지난달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가 구속됐다.
신문은 이 남성이 법대 소속 교수로 중국 정치 등을 전문 분야로 하고 있다면서 약 한 달 전부터 대학 측에 출장을 신고했지만 행선지가 불분명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2015년 이후 스파이 활동을 이유로 일본인 남녀 13명을 구속했으며, 이 가운데 4명은 풀려났고 9명은 유죄 판결로 기소된 상태다. 국립대 교수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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