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후에 출생한 첫 일왕이 된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즉위식을 열어 일본 헌법과 '황실전범'(皇室典範)특례법 등에 따라 왕위를 계승했다며 즉위를 대내외에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나루히토 일왕은 부친인 "아키히토(明仁) 선왕이 일왕으로 30년 이상 재위하는 동안 항상 국민의 행복과 세계의 평화를 바라시면서, 어떤 경우에도 국민과 동고동락하며 그 뜻을 그분의 모습으로 보여주신 것을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 행복과 세계의 평화를 항상 소원하며, 국민과 동행하면서 헌법에 따라 일본국과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서 임무를 다할 것을 맹세한다"며 각오를 밝혔다.
국민의 행복과 세계 평화는 아키히토 선왕이 재위 중에 밝힌 메시지와 상통하는 것이다. 아키히토 선왕은 평화헌법의 옹호자로서, ‘일왕은 국정에 관여해선 안 된다’는 제약 속에서도 이따금 평화헌법에 애착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나루히토 일왕이 헌법을 따르겠다도 밝힌 점도 눈길을 끈다. 법치국가 최상위 법을 따르겠다는 당연한 의미의 발언일 수 있지만, 헌법 개정을 통해 전쟁 가능국으로 가려는 일본의 정치 상황과 맞물리면서 극명히 대비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베 총리는 새 연호 발표부터 시작해 일왕 교체를 정권 홍보의 장으로 활용해왔다. 자신이 직접 새 연호인 '레이와'를 발표했고, 이후 '새 나라'를 강조하면서 평화헌법 개정을 부추기고 있다.
나루히토 일왕은 지난 5월 1일에 즉위했지만, 이를 선언하는 행사는 이날 도쿄 소재 일본 왕궁 내 행사시설인 규덴(宮殿)에서 개최됐다.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 주요 인사와 이낙연 총리 등 약 180개국 대표가 참석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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