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에 따르면 한국과 러시아는 23일 오전 서울 합동참모본부에서 합동군사위를 비공개로 열고 있다. 한국 측은 합참 작전3처장이 대표로 참석했다.
한국과 러시아는 2004년부터 양국 공군의 핫라인 설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해 왔고, 지난해 11월 MOU 문안 협의를 완료했다. 구체적 내용은 양국 중앙방공통제소(MCRC)간 직통전화를 설치해 방공식별구역과 인근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에 대해 비행정보를 교환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협상은 난항을 거듭할 전망이다. 러시아가 MOU 문안 협의 이후 1년여간 소극적 자세를 보인데다, 전날 조기경보통제기(A-50) 1대, 전투기(SU-27) 3대, 폭격기(TU-95) 2대 총 6대를 투입해 6시간 동안이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휘젓고 다녔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와 달리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하지 않은 러시아는 KADIZ 무단 진입에 대해 '영공을 침범한 것이 아니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러시아의 KADIZ 무단 진입은 미국과 일본을 견제하기 위한 의미가 더욱 크다"면서도 "한국과 러시아 합동군사위원회가 열리기 하루 전에 전투기와 폭격기, 조기경보통제기를 동원해 무단 진입한 것은 국제법 무시를 넘어 한국을 깔보는 행위다"고 러시아의 진정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핫라인 무용(無用)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 중국 국방부와 2015년 12월 핫라인을 개통했다. 하지만, 현재 양국간 소통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KADIZ 무단 진입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2월 23일 군용기 1대가 이어도 서남방에서 KADIZ를 침범했다가 이탈했고, 지난 7월 23일에는 러시아와 군용기와 함께 KADIZ를 무단 진입했다. 지난해 역시 12월 27일과 11월 26일, 10월 29일, 8월 29일 등 수차례 KADIZ를 침범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MOU가 체결돼 핫라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국의 예를 보듯이 러시아가 상호 긴장완화를 위한 의지를 공유하고 이를 위해 핫라인을 어떻게 이용할 지가 더욱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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