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사과·복지 개선안에도…칠레 시위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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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19-10-24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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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녜라 대통령 "시위대 요구 이해하지 못한 것 사과"…연금·임금 인상안 내놔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직접 사과와 유화책을 내놨지만, 시위대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분위기다. 

23일(현지시간) 수도 산티아고를 비롯한 곳곳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고 칠레 언론들은 전했다.

특히 이날 칠레 중앙노동조합총연맹(CUT)이 주도하는 이틀간의 총파업이 시작되면서 노동자들이 시위에 대거 가세했다. 경찰은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지난 22일 예상보다 시위가 심각해지자 뒤늦게 지하철 요금 인상을 철회하며 대화를 제안했다. 전쟁 발언 이틀 만에 한결 누그러진 어조와 함께 들고나온 이번 대책엔 서민 가계부담을 줄이고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한 폭넓은 정책이 담겼다.

그러나 이 대책은 시위대의 마음을 충분히 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티아고 시민 카를라 아라네다는 AFP통신에 "대통령이 말한 것들이 그다지 쓸모 있는 것 같지 않다"며 "문제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도 피녜라 대통령이 들고 온 대책이 불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칠레 시위는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30페소(약 50원·출퇴근 피크타임 기준) 인상이 도화선이 되면서 7일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됐다. 

잦은 공공요금 인상과 서민들에겐 너무 높은 생활 물가에 불만이 쌓여가던 시민들은 지하철 요금 인상을 계기로 사회 불평등에 대한 참아 왔던 분노를 터뜨리면서 칠레는 현재 전시 상황 같은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시위는 지난 18일을 기점으로 급격히 과격해졌고, 지하철역과 건물 방화, 혼란을 틈탄 상점 약탈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음주운전 차량이 시위대를 덮쳐 4살 어린이 등 2명이 숨지고,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1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칠레 인권단체에 따르면 군경과의 충돌로 사망한 시위대는 5명이며 부상자는 269명에 달한다. 지금까지 칠레 전역에서 모두 18명이 숨졌다.

칠레 정부는 주요 도시에 비상사태를 선포해 군에 통제권을 부여하고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령했다. 이에 우리 정부도 칠레 전역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짐에 따라 해당 지역의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여행경보 2단계를 발령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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