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를 하겠다면서 아무런 공부 없이 무턱대고 특정 주식을 사거나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운이 좋다면 수익을 얻겠지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공부는 필수다. 그런데 무엇부터 공부해야 할지 막막하다.
27일 만난 염상훈 리딩투자증권 멀티에셋팀장은 이런 고민에 대한 해답으로 '금리'를 꼽았다. 그는 “부동산, 채권, 주식 투자의 기본은 금리"라며 "금리를 모르고 투자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염상훈 팀장은 7년 전 '금리의 역습'이란 책을 출간했다. 그리고 최근 '나의 첫 금리 공부'를 냈다. 그는 '경알못(경제를 알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금리 선생님으로 통한다.
염 팀장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금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SK증권에서 7년 동안 채권 애널리스트로 일했다. 당시 기업의 주가 흐름보다 금리를 알아야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금리를 '경제 온도계'로 표현했다. 금리를 통해 나라 경제가 얼마나 뜨거운지 혹은 차가운지를 가늠할 수 있어서다. 경제가 얼음장같이 찰수록 금리는 계속 내려가기 마련이다.
최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년 내 최저 수준인 1.25%까지 낮췄다. 금리가 더 낮아질 수도 있으며, 제로금리 가능성도 제기된다. 염 팀장도 저금리가 장기화할 것으로 봤다.
경제성장률을 움직이는 자원, 기술혁신, 노동력 등 세 가지 요인 중 수치를 올릴 만한 요인이 보이지 않아서다. 그는 "낮은 출산율로 실질적인 경제활동인구(30~55세) 비중은 크게 위축되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 한국도 장기적으로 제로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오르지 않는 물가지수도 살펴봐야 한다. 시장에서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지수가 낮아지면 장기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본다. 염 팀장은 "체감 물가지수는 높은데도 불구하고 물가지수가 마이너스로 향하는 건 물가지수 산출 과정에서 반영 비율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은 의식주 중 식과 주에 가장 많은 돈을 쓰지만 물가지수에 반영되는 비율을 보면 식품이 20%, 집이 10%에 불과하다”며 “집값 버블로 가격은 천정부지로 솟고 있지만, 부동산 매매가격 변화는 물가지수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결국 저성장 국면에서 물가지수 산출 과정이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금리 하방압력은 더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아울러 염 팀장은 "제로금리가 됐을 때 예금 등 금리형 상품이나 채권에 투자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회초년생의 경우 국내외를 가리지 말고 튼튼한 기업의 주식을 사고, 부동산에 투자해야 한다”며 "은퇴를 앞두거나 큰돈을 맡길 곳을 알아본다면 인컴형 상품이나 리츠, 배당주가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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