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손정의 만났던 文대통령, 'AI 앞세워' DJ IT강국 모델 '2019 버전'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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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기자
입력 2019-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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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정부 AI 전략산업 육성…'선도형 경제'로 체질 바꾼다

  • 文대통령 "경험 많은 제조업·반도체에 인공지능 결합 시너지"

  • 집권 3년 차 1%대 성장률 탈출 승부수...中·​日 벽 먼저 넘어야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추진한 정보기술(IT) 강국 모델의 2019년 버전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인공지능(AI)의 국가전략산업 육성 의지를 천명한 것은 추격형에 그쳤던 한국 경제 체질을 '선도형'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4차 산업혁명의 결정판인 'AI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기업)'를 위한 첫걸음을 시작한 셈이다.

특히 AI 국가전략산업화 선언은 문 대통령의 집권 3년차 위기 탈출을 위한 승부수다. 올해 1%대 경제 성장률 '쇼크'를 맞은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에서 '혁신성장'으로 방향키를 돌렸다. 민간자본 활성화를 통한 '돈맥경화(시중의 돈은 넘쳐나지만 소비·투자로 가지 않는 현상)'의 악순환을 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민주정부 1기였던 국민의 정부도 IT 벤처기업 육성을 승부수로 던지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을 조기에 졸업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1998년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을 만난 후 'IT 강국'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문 대통령도 지난 7월 4일 손 회장을 청와대에서 접견했다. 손 회장은 당시 "AI는 인류역사상 최대 수준의 혁명을 불러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AI, 4차 산업혁명 결정판··· 文대통령 승부수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공지능 콘퍼런스 '데뷰(DEVIEW) 2019'에서 인공지능 관련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I 국가전략산업 육성의 핵심은 미래 먹거리의 핵심인 AI를 바탕으로 한 경제 체제(추격형→선도형)의 전환이다. 노영민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 취임 후 혁신성장에 총력전을 전개한 정부는 올해 4월 시스템반도체·바이오·미래형 자동차 분야를 '3대 중점육성 산업'으로 정하고 범정부 차원의 정책역량을 집중했다.

이후 정부는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비롯해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제조업 르네상스 등 4차 산업혁명 육성을 국가 과제로 띄웠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경제 전쟁 등 대외 악재와 투자·내수 부진 등 대내 악재로 한국 경제의 성장률마저 최악의 길을 걷자, 플러스 알파(+α) 정책이 절실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그만큼 위기의식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지난달 말 기준 9개 해외 투자은행(IB) 중 가장 낮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ML)가 제시한 1.6%였다. 2017년 3.2%에 달했던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2.7%에 이어 2년 만에 반 토막을 눈앞에 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AI 국가전략산업 육성과 관련해 "기존의 것을 뛰어넘는 국가 차원의 비전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추격자 꼬리표 떼기 최대 과제··· "中·日 벽부터 넘어야"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인공지능(AI)의 국가전략산업 육성 의지를 천명한 것은 추격형에 그쳤던 한국 경제 체질을 '선도형'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사진은 청와대 춘추관.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관건은 AI 분야의 '추격자 꼬리표 떼기'다. 시장조사기관 IDC가 발표(2017년 기준)한 글로벌 AI 시장 규모는 약 150억 달러다. 이 중 우리나라 비중은 1%대 수준에 그친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의 'AI 기술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관련 특허 보유 상위 20위 기관 중 일본이 12곳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은 3곳에 불과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데뷰(Deview·Developer's View) 2019'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인공지능 시대의 문을 연 나라도, 세계 최고 수준도 아니다"고 전했다. 다만 "제조업·반도체 등 많은 경험을 축적하고 경쟁력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인공지능을 결합하면 우리는 가장 똑똑하면서도 인간다운 인공지능을 탄생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4월 '시스템 반도체 산업 육성전략'을 시작으로, '5월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6월 제조업 르네상스→7월 서비스 산업 혁신전략' 등을 통해 분야별 AI 활용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AI 등 4차 산업혁명이 미래 먹거리의 핵심"이라며 "향후 성장 속도도 기하급수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신영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AI의 한 축인 글로벌 산업용 로봇 공급은 2009년 6000만대에서 연 평균 21.6%씩 성장, 2021년 약 63억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기준 중국은 전체 산업용 로봇 생산에서 36.2%를 차지했다. 우리나라(10.4%)보다 3배 많은 수준이다. AI에 한국 경제의 미래가 달린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코엑스에서 인공지능 콘퍼런스 '데뷰(DEVIEW) 2019'에 참석해 있다. 오른쪽부터 한성숙 네이버 대표, 문 대통령,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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