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블랙펄(Black Pearl)'이라는 이름으로 자사 CIS의 브랜드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름과 로고 상표권을 지난달 출원한 데 이어 이달 초부터는 전시회와 행사를 통해 고객들에게 고화소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흑진주를 의미하는 블랙펄이라는 이름 또한 카메라 렌즈를 연상토록 하면서 동시에 고화소 CIS를 떠올릴 수 있도록 의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1600만 화소 이상의 고화소 제품 양산이 가능하다는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도 피력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반도체 경쟁이 심화되면서 과거와 달리 고객사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흐름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퀄컴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처럼 부품 단위에도 정체성을 부여해 타사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2011년 자사 AP에 '엑시노스'라는 이름을 붙였고, 2017년에는 CIS에 '아이소셀'이라는 독자 브랜드를 부여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브랜드화는 고화소·고사양 CIS 시장을 보다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향후에도 블랙펄이라는 브랜드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고객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고화소 CIS 사업의 확대를 준비해 왔다.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수익 구조는 업황에 따라 자칫 심각한 상황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CIS 사업을 담당하던 자회사 실리콘화일을 2016년 흡수합병하면서 직접 챙기게 된 것도 이러한 까닭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3분기 실적 발표 뒤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도 "이천 M10 공장의 D램 생산라인 일부를 CIS 양산용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올해 들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늦어짐에 따라 CIS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에 고화질 멀티 카메라 채택이 늘어나는 추세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카메라가 늘어남에 따라 CIS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전망에 따르면 CIS 시장은 올해 131억 달러(약 15조3300억원)에서 2023년 167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6.2%의 성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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