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상장 시동...닻 올린 최태원표 바이오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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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입력 2019-10-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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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래소에 코스피 예비심사 신청...기업공개 절차 돌입

  • 상장 성공땐 임상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 투자비 충족

SK그룹이 SK바이오팜의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최태원표 바이오 산업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셈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SK바이오팜은 2011년 SK바이오‧제약 사업 부문에서 분사한 기업으로 SK(주)의 100% 자회사다.

시장에서는 SK바이오팜이 상장에 성공할 경우, 임상실험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의 투자비용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회사로 인정받아 의약 생산의 글로벌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SK바이오팜의 시장가치는 약 6조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신약 개발 중심의 제약업계 간판기업 한미약품의 시총(약 3조 54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이 판매허가를 받으면서 기술을 수출해 8200억원 수준의 가치로 평가받고 있으며, 독자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허가가 내달 21일로 예정되면서 기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 외에도 조현병·조울증·희귀 신경계질환 등 미충족 수요(unmet needs) 영역에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임상 1, 2상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의약품 생산 사업도 본격화된다. SK는 지난 8월 한국, 미국, 유럽에 분산돼 있던 의약품 생산법인 세 곳을 'SK팜테코'로 통합해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을 위한 사업 확장에 나섰다. 규모가 큰 제약사가 의약품 생산을 전문 CDMO에 맡기는 추세를 반영한 결정이다.

SK바이오팜은 이미 미국에서 영업 인력 충원 등 주요 거점에 판매 조직을 구축해 상업화 준비에 나선 상태다. 특히 업계는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허가 이후 2024년 매출 1조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바이오산업 육성에 주목하는 것은 인구 고령화 추세에 따른 시장 성장세 때문이다. 제약 시장은 연평균 4%의 성장을 기록 중이고, 이 가운데 선두 의약품 위탁개발 생산(CDMO) 그룹은 연평균 16%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SK가 임상 단계부터 상업화 단계까지 원료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 선두 CDMO 그룹에 조기 진입할 경우 경쟁력 있는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라젠, 코오롱생명과학 등 연이은 신약 개발 실패 및 허가 취소 등으로 바이오 업계가 활력을 잃은 상황이어서 흥행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의 주력 신약인 세노바메이트가 글로벌 시장에 발매될 경우 SK그룹의 바이오 산업 기틀이 마련될 수 있다"며 "본격적인 IPO는 신약 허가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태원 SK회장이 지난 7월 30일 서울 한남동에서 열린 사회적가치연구원 이전 개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SK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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