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국가대표가 됐을 때 친구들이 ‘네가 국가대표?’냐며 안 믿는 눈치였어요.”
30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엑스파크장에서 만난 스케이트보드 국가대표 선수들은 학교 끝나고 방과 후에 모인 10대였다.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9/10/28/20191028165915151571.png)
스케이트보드 국가대표 조현주 선수(왼쪽)와 은주원 선수. [사진=정석준 수습기자]
스케이트보드 파크 부문 국가대표 조현주(13) 선수, 스티리트 부문 국가대표 은주원(19)는 한국 최초의 스케이트보드 국가대표다. 스케이트보드 국가대표는 2018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두 선수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쟁쟁한 성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당당히 이기고 10대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은주원 선수는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가 됐다는 것에 학교 내에서나 밖에서 다 관심을 받았다”며 “신기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조현주 선수는 국가대표가 되면서 주변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다. 조 선수는 “처음에 친구들이 안 믿는 눈치였다”며 “조퇴하고 훈련 가는 걸 부러워하더라”고 말했다.
스케이트보드 종목은 이번 2020 도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종목이다. 최근에는 도심 공원이나 한강 둔치 등에서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띌 정도로 늘었지만, 정식 종목으로는 생소하다.
조 선수는 “스케이트보드는 길거리 문화에서 탄생한 스포츠고 종목도 파크, 스트리트 두 가지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은주원 선수는 “스트리트는 누가 더 높은 곳에서 보드를 화려하게 돌리는지, 파크는 누가 더 멀리 밀고 나가고, 더 높이 뜨는지를 보면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9/10/28/20191028170231961370.png)
은주원 선수는 "계속 넘어지고 실패해도 새로운 걸 터득하고 이루어냈을 때의 성취감 때문에 계속 보드를 탄다"고 말했다. [사진=정석준 수습기자]
두 선수 모두 10대인 만큼 학업에 대한 끈도 놓지 않는다. 매일 수업 마치고 모이는 건 기본이고, 대회 기간이면 수업을 빠지기 일쑤다. 고등학생인 은 선수는 1교시만 마치고 훈련장으로 향한다. 그는 “훈련 때문에 친구들과 있는 시간도 적고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학교 들렀다가 나오니 체력소모가 있긴 하다”고 전했다.
아직 초등학생인 조 선수는 수학시간을 앞두고 조퇴할 때는 좋지만 체육시간을 빠지는 건 아쉽다. 그는 “해외 대회를 다녀오면 그사이에 한 단원이 끝나고 시험을 보는 경우나 진도를 따라잡는 게 어렵긴 하다”면서도 “학교를 많이 빠진 것에 비해 공부를 잘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9/10/28/20191028170015252070.png)
조현주 선수가 스케이트보드를 타다가 넘어져 오른팔에 깁스를 하고 훈련 중이다. 그는 "넘어졌을 때 아파도 오늘 이 기술을 꼭 해내고 만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사진=정석준 수습기자]
은 선수는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동메달 리스트다. 조 선수도 2019 반스 파크 시리즈 아시아대회 여자 파크부문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선수 모두 아시아권에선 이미 유명한 실력파지만 유럽권이 전통적으로 강호인 만큼 아직 도쿄올림픽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2020도쿄올림픽에 나가기 위해선 내년 5월까지 올림픽 출전 랭킹 포인트가 필요하다. 은 선수는 “(아시안게임 때) 보드를 타고나서 점수가 화면에 떴을 때는 울컥했다”며 “올림픽 출전 기회가 된다면 정말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조 선수는 “아직 올림픽 포인트를 많이 쌓지는 못했다”면서도 “내년 5월까지 최대한 내 기량을 끌어올려 올림픽에 갈 수 있게 노력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은 선수가 가장 자신 있는 기술은 백사이드스리식스티다. 말 그대로 뒤쪽(백사이드)으로 한 바퀴 도는(스리식스티) 것이다. 조 선수는 가장 자신있는 기술로 킥플립을 뽑았다. 킥플립은 보드와 몸이 함께 점프해 회전하면서 착지하는 기술이다.
두 선수는 하나의 기술을 성공하기 위해 수백 번 넘어지며 연습한다. 조 선수는 “넘어졌을 때 아프지만, 이 기술을 무조건 오늘 꼭 해내고 만다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은 선수도 “가끔 화가 나고 짜증도 나지만 (그 기술을) 성공하면 화와 짜증이 다 풀린다”며 “그맛에 계속 보드를 탄다”고 웃으며 겸연쩍게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