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캐피탈의 지분 25.64%를 일본 롯데홀딩스 계열사인 롯데파이낸셜코퍼레이션에 넘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의 지분 79.83%와 롯데손해보험의 지분 53.49%를 각각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JKL파트너스에 매각했다.
롯데캐피탈 지분만 정리되면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 정리 작업은 마무리된다. 2017년 10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롯데그룹은 이후 일반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 규정 탓에 지분 정리를 강요받아왔다.
그러나 금융계열사 정리가 반드시 손해만은 아니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시행된 대표적인 대기업그룹 규제인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롯데그룹이 금융계열사 지분을 대거 정리했으나 통합감독 대상에서 제외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롯데그룹이 금융계열사 지분을 매각했으나 아직 대부분 계열사의 주요 주주로 남아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시각 때문이다.
우선 롯데캐피탈은 일본 계열사로 넘어가 롯데그룹의 품에서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MBK파트너스에 매각된 롯데카드 역시 롯데그룹 측이 지분 20%를 쥐고 있다. JKL파트너스에 매각된 롯데손보의 지분도 5% 보유하고 있어 아직 완전히 관계를 청산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5%의 지분을 보유하는 데 그친 롯데손보의 지배력 유무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그룹이 롯데캐피탈과 롯데카드의 지배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판정을 받더라도, 롯데손보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했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결국 금융그룹 통합감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 요건을 자세히 따져보면 금융자산 5조원 이상의 복합금융그룹 중 여신·보험·금융투자 등 2개 이상 권역에서 금융회사를 보유한 기업집단이 대상이다. 보험권역의 롯데손보가 제외되면 카드와 캐피탈사는 여신금융권역 하나로 묶일 가능성이 높아, 롯데그룹이 복수의 권역에서 금융사를 보유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외부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알지만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 후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롯데캐피탈 지분 정리가 남아서 완전히 마무리되지는 않았다"며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어떤 금융사에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제외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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