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면세점도 특허반납, ‘황금알 거위’ 시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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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9-10-2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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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갤러리아면세점 이어 서울서 2번째 시내면세점 특허권 반납

20일 두타면세점 오픈 행사에서 주요 인사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왼쪽 여섯 번째가 두산 3세 박서원 전무. [연합뉴스]



과도한 유커(중국인 관광객) 의존증이 결국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면세점시장의 성패를 갈랐다.

중국인 관광객 외에 신흥고객 유치를 못한 신규 면세점들이 하나둘 ‘백기’를 들고 특허권 자진반납에 나선 것이다.

주식회사 두산은 29일 이사회를 열고 면세 특허권을 반납한다고 결정했다. 두타면세점은 특허권 반납 후 세관과 협의해 영업종료일을 결정하게 되며 그때까지는 정상 영업한다.

지난 2016년 5월 개점한 두타면세점은 연 매출 7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 감소, 시내면세점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면세사업에서 동대문 단일점 규모로 사업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두산 관계자는 "두타면세점 적자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다시 적자가 예상되는 등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어 특허권을 반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두타면세점의 특허권 반납은 지난 4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서울 여의도 '갤러리아면세점 63'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9월 영업을 최종 종료한 갤러리아면세점은 지난 3년간 1000억원에 이르는 누적 적자가 사업 철수의 주요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한화갤러리아는 사업권을 획득한 2015년 이후 시내 면세점수가 2배 이상 급증했고 대내외적인 변수가 발생하자 사업자간 출혈 경쟁이 시작되는 등 악재에 시달렸다.

2015년 새로 특허를 따낸 신규면세점 중 유일하게 흑자 전환을 못하면서 자금난이 심화되자, 결국 서울 시내면세점 가운데 가장 먼저 특허권을 반납하고 말았다. 이보다 앞서 한화갤러리아는 2017년 7월 제주공항 면세점을 임대료 부담으로 자진 반납하기도 했다.

서울 시내면세점이 잇달아 문을 닫는 것은 국내 면세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한때 유커의 필수 관광코스로 한국이 부상하자, 정부는 면세점 특허권을 남발하기 시작했다. 2015년만 해도 ‘블루오션’인 면세점을 놓고 특허대전이 펼쳐졌다. 결국 한화갤러리아를 비롯해 신세계면세점(신세계DF), HDC신라(현대산업개발·호텔신라), 두타면세점(두산)·SM면세점(하나투어)이 시장에 진입했다.

그러다 이듬해인 2016년 4월 서울 시내 면세점 4곳이 추가되면서 당초 6개에서 13개로 3년 만에 2배 이상 시내면세점이 늘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이 단행된다. 결국 면세점은 늘었는데, 급증하지 않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업체별로 여행사에 송객수수료를 과다지불하는 출혈경쟁이 생기면서 업계는 ‘승자의 저주’에 빠지기 시작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8곳 시내면세점이 여행사·가이드 등에 지급한 수수료는 1조3181억원 규모다. 여기에는 여행사와 가이드에 지급한 리베이트,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이나 개별 여행객(싼커)에 지급한 선불권 등은 잡히지 않아, 실제 송객 수수료는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서울 시내면세점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관광 수요는 줄어들었는데 면세점은 너무 많아 송객수수료 부담만 커진 상황으로, 다음달 정부의 시내면세점 추가 입찰에도 대부분 응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소위 빅3 면세점의 시장 지배적 구조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은 12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전체 매출의 80%를 롯데·신라·신세계 등 빅3 면세점이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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