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모친상 빈소 지킨 文대통령…'국정공백 최소화'에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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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기자
입력 2019-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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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위령기도 시작으로, 이틀째 모친 임종 지켜…강한옥 여사 뜻 따라 '조용한 가족장'

  • 31일 남천성당서 장례미사·장지는 부산교구 하늘공원…靑, 노영민 실장 중심으로 '평시 체제'

  • 文대통령 완곡한 거절에도 정치권·사회원로 조문 행렬…李총리·정당대표·송기인 신부 등 찾아

  • 김현미 장관·김부겸 의원·이호철 전 수석 입구까지만…정동영 대표만 빈소 조문 "위로 전해"

  • 文대통령·尹총장 첫 만남인 '반부패정책협의회' 연기…'11월 다자 외교' 등 외치는 예정대로

모친상을 당한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이틀째 고(故) 강한옥 여사의 빈소를 지켰지만, 국정 공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전날 고인이 향년 92세 일기로 별세한 직후 '업무 공백이 없도록' 자신의 위치에서 역할을 다해 달라고 청와대 참모진에게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사흘간의 가족장을 마치고 이른 시일 내 복귀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31일로 예정된 '반부패정책협의회'는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처음 대면할 예정이었던 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만남도 불발된다. 내치와는 달리, 외치는 기존 일정대로 소화한다. 

문 대통령은 다음 달 아세안+3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3∼5일) 참석차 태국을 방문한다. 같은 달 25∼27일에는 부산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고인 뜻 따라 조용한 가족장··· 文 "영원한 안식 기원"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 마련된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의 빈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전 5시 40분 빈소가 차려진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도착, 새벽미사와 위령기도를 올렸다. 

모친 뜻에 따라 조문·조의는 거절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등의 조화나 근조기도 돌려보냈다. 고인의 빈소에는 청와대 참모진 중 신지연 제1부속·최상영 제2부속비서관, 이정도 총무비서관, 주영훈 경호처장 등 '최소 인원'만 상주했다. 

청와대는 고인의 장례미사와 장지 일정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천주교 부산교구에 따르면 고인의 장례미사는 31일 오전 10시 30분 남천성당에서 열린다. 장지는 경남 양산의 부산교구 하늘공원으로 정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5시 30분 페이스북을 통해 "(모친은) 평생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워하셨고, 이 땅의 모든 어머니처럼 고생도 하셨지만 '그래도 행복했다'는 말을 남기셨다"고 애도했다.

국정 공백 최소화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많은 분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며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에서도 조문을 오지 마시고 평소와 다름없이 국정을 살펴주실 것을 부탁드리겠다"고 전했다.

◆李총리·與野 정치권 빈소 방문··· 한국당, 조의 직후 공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30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모친 고 강한옥 여사 빈소가 마련된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을 찾아 조문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문 대통령의 완곡한 거절에도 불구하고 이날 정부 관계자와 여야 정치권, 각계각층의 사회 원로 등은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이 총리를 비롯해 황교안 자유한국당·손학규 바른미래당·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은 이날 오후 고인의 빈소를 방문했다.

문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인 송기인 신부도 이날 빈소를 찾았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장례미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빈소를 찾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부겸 민주당 의원, 문 대통령 최측근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은 빈소 입구까지만 출입이 허용됐다.

문 대통령은 정치인들 가운데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의 조문은 받았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45분께 조문을 마치고 나온 뒤 "'위로를 드린다'고 하자, (문 대통령이) '와 줘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7대 종단 관계자의 조문도 받았다.

청와대 참모진 대다수는 서울에 남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평시 체제' 유지에 주력했다. 반부패정책협의회 등 내치 일정의 차질이 불가피하지만, 업무 공백만은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긴급 상황 보고를 위한 공간 확보 등은 한 상태"라고 말했다.

여야 정치권 행보는 상반됐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예정됐던 의원총회를 다음 달 4일로 늦췄다. 한국당은 전날까지만 해도 대여 공세 수위를 낮췄지만, 이날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조의를 표한 직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의원정수 확대는 야합"이라며 곧바로 공세 모드로 전환했다.

청와대는 맞대응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최장 5일간의 특별휴가를 마친 후 11월 다자 무대에서 펼쳐지는 '비핵화 외교전'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오후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마련된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의 빈소를 조문한 뒤 빈소를 나서며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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