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임재준 거래소 경영지원본부 본부장보와 조효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임기 3년의 상임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임 이사는 유가증권시장본부 본부장에, 조 이사는 파생상품시장본부 본부장에 각각 임명됐다.
이에 대해 거래소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이날 주주총회에는 본부장 선임에 반대하는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한국거래소 지부 소속 우리사주 조합원들이 60명가량(노조 집행부 추산) 참석했다. 통상 10분 내외로 끝나던 주주총회는 노조 측의 문제 제기로 안건 상정 및 의결이 지연되면서 약 1시간가량 진행됐다.
이동기 사무금융노조 거래소 지부장은 "주주총회 절차상 법령 위반 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대해 주주로서 문제를 제기했으나 사측은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않고 본부장 선임을 강행했다"며 "노조 차원에서 신임 본부장의 출근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법률 검토를 거쳐 주총 효력 정지를 위한 소송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노조는 현재 예탁결제원의 사외이사(비상임이사)인 임 본부장이 거래소 상임이사직을 맡게 되면 이해 충돌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며 자본시장법상 겸직 금지 의무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신임 본부장 2명의 선임 안건이 별도 안건이 아닌 단일 안건으로 주주총회에 상정되면서 주주들의 선택권이 침해당했다고 노조 측은 덧붙였다. 앞서 노조는 신임 본부장에 대해 '낙하산·부적격 인사'라고 주장하며 이들의 선임에 지속해서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다.
한편 임 이사는 충남대 경영학과를 나왔고 지난 1988년부터 한국거래소에서 31년째 일하면서 파생상품연구센터장, 파생상품시장본부 본부장보 등을 지냈다. 고려대 법학과를 나온 조 이사는 지난 1988년 증권감독원(현재 금융감독원으로 통합)에 입사해 금감원 제재심의국장·자본시장조사2국장·금융투자국장 등을 거친 금감원 출신 인사다. 거래소는 또 박현철 부국증권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