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울 때 눈 통증 심하면…‘폐쇄각 녹내장’ 의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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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19-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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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내장 환자의 10% 미만 발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녹내장은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과 함께 시력을 크게 저하시키는 3대 실명 질환이다. 국내에선 40세 이상 인구의 2% 내외가 녹내장을 앓고 있으며, 70대의 경우 40대에 비해 발병률이 3~8배 이상 증가한다고 알려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2017년 녹내장 환자는 87만여 명으로 2012년 58만 명에 비해 약 50% 증가했다.

녹내장 환자의 경우 두드러진 증상 없이 서서히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와 시력을 상실하는 ‘개방각 녹내장’ 환자가 대부분이지만, 전체 녹내장 환자의 10% 미만은 두통과 안구통 등 뚜렷한 증상을 나타내는 ‘폐쇄각 녹내장’이다.

이시형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교수에게 ‘폐쇄각 녹내장’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은 눈 안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방수’가 빠져나가는 곳인 ‘전방각’이 막혀 안압이 갑자기 높게 올라가면서 심한 두통과 안통, 시력 감소, 구역 및 구토 등 증상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발작성 통증은 대부분 밤 시간 또는 어두운 공간에서 장시간을 보냈을 때 나타나고, 증상이 심해 응급실에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급성이 아닌 ‘간헐성 폐쇄각 녹내장’의 경우 편두통 양상으로 몇 년에 거쳐 반복되는 두통이 주된 증상이다. 특히 어두울 때 지끈지끈한 두통 및 뻐근한 안구통,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 이 경우 흔히 편두통 혹은 머리 쪽 이상으로 인한 두통으로 오해해 일차적으로 내과 또는 신경과에서 검사 및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폐쇄각 녹내장은 눈 길이가 평균치에 비해 짧은 경우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은 체구의 중년 여성에게서 폐쇄각 녹내장이 발병하는 경우가 잦다. 키와 체구가 작은 경우 눈 크기도 작은 경향이 있다 보니 전방각이 좁아 잘 막히기 때문이다. 또한 백내장이 점점 진행하면서 폐쇄각 녹내장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어두운 곳에서 장시간 고개 숙여 일하면, 동공이 커지고 수정체가 앞으로 이동해 전방각이 좁아지고, 결국 방수의 흐름에 장애를 줘 폐쇄각 녹내장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눈 길이가 짧으면서 백내장이 있는 사람은 어두운 곳에서 장시간 고개 숙여 일하는 것을 피해야 하는 이유다.

가을과 겨울철 폐쇄각 녹내장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일조량 및 야외 활동 시간이 줄어들면서 동공이 평소보다 커진 상태에서 생활하면 폐쇄각 녹내장이 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폐쇄각 녹내장이 발생하면 일차적으로 약물치료를 시작하고, 안압이 어느 정도 떨어졌을 때 레이저 치료를 해야 한다. 홍채에 방수가 흐를 수 있는 새로운 경로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또 증상에 따라 녹내장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추후 발작을 예방하기 위해선 백내장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특히 한쪽 눈에 폐쇄각 녹내장이 온 경우 나머지 눈에 올 가능성이 40~80%로 예방적 레이저 치료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폐쇄각 녹내장도 개방각 녹내장과 마찬가지로 이미 손상된 시신경과 좁아진 시야, 시력 저하는 회복되지 않는다”며 “녹내장 진단 후에는 지속적인 검사와 관리로 안압을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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