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文대통령, 新남방으로 '11월 외교전' 개시…"北·美와 韓·日 해법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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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태국)=최신형 기자
입력 2019-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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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 도착한 文대통령, 2박3일 일정으로 新남방 외교전…아베 총리와 깜짝 조우

  • 北도발·APEC 취소 등 돌출변수 속 북·미-한·일 해법 찾기…文촉진역 재시험대

  • 태국 순방 기간, 文대통령·아베 별도 회담 가능성 희박…아베·리커창은 만날 듯

  • 대미 직거래 원하는 北, 남한 패싱하고 中과 新밀월…北·中 보란 듯 축전·답전

  • 文대통령, 외치해법 못 찾을 땐 내치 구상도 흔들려…내달 초 李총리 교체 변수

"북·미 및 한·일 관계를 풀 열쇠를 찾아라." 문재인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차 태국 방콕에 도착, 갈라 만찬 참석을 시작으로 '11월 동시다발 외교전'을 개시했다.

이번 아세안+3 정상회의 및 EAS가 오는 25∼27일 부산에서 열리는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의 준비를 위한 '붐업 성격'을 지닌 만큼, 문 대통령은 북·미와 한·일 관계를 풀 해법 찾기에 총력전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북한은 모친상을 당한 문 대통령에게 조의문을 전달한 지 하루 만에 단거리 발사체 두 발을 쐈다. 조의문이 남북 관계 해빙의 신호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 셈이다. 남북이 멀어지는 사이, 북·중은 신(新)중국 건국 70주년에 대한 축전과 답전을 주고받으며 '신밀월'을 가속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문 대통령의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 소천 직후 위로전을 보냈지만,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양 정상이 별도 회담을 할 가능성은 작다. 사상 초유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도 전격적으로 취소돼 한·일뿐 아니라 4강 외교 복원의 시계추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文대통령 2박3일간 '新남방 외교전' 박차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일(현지시간) 오후 노보텔 방콕 임팩트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갈라만찬에서 아베 일본 총리 부부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태국 도착 직후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태국이 마련한 갈라 만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의 태국 방문은 지난 9월 이후 두 달 만이다. 이 만찬에는 아세안+3 정상회의뿐 아니라 EAS에 참석하는 정상들이 함께했다. 

특히 문 대통령 내외는 이 자리에서 같은 줄에 선 아베 총리 내외와 악수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대면한 것은 지난 6월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개최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4개월 만이다.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 이후로는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조를 당부하며 부산에서의 만남을 기약했다. 더불어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한 우리 입장을 각국 정상에게 설명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지속적인 지지를 요청했다.

이번 순방에서 주요 일정이 잡혀 있는 4일에는 아세안+3 정상회의를 비롯해 지속가능발전 관련 특별오찬, EAS,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등에 참석해 북핵 외교와 함께 신남방 등 세일즈 외교전에도 박차를 가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이번 순방을 포함, 아세안 지역을 총 7차례나 방문했다.

우선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지속가능한 공동체 건설 등 역내 협력의 지향점을 제시할 예정이다. 유엔 사무총장과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이 참석하는 지속가능발전 관련 특별 오찬에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설명한다.

EAS에서는 한반도 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2박 3일간의 신남방 외교전을 마친 문 대통령은 5일 오후 귀국한다.

◆임기 반환점 앞둔 文, 외치 꼬이면 내치도 위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일(현지시간) 오후 태국 돈무앙 공항에서 환영객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문 대통령의 외치 핵심은 '남·북·미 선순환 지렛대' 만들기다. 문제는 한·미, 남북, 북·미 등의 '삼각 축'이 모두 멈추면서 문 대통령의 촉진역 입지를 좁히고 있다는 점이다.

애초 문 대통령은 11월 일정 중 절반가량을 외치에 쏟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 아베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양자 회동을 통해 4강 외교에 전력투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APEC 정상회의 취소로, 이마저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문 대통령이 북한이 정한 연내 시한에 남·북·미 선순환 판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북한의 추가 도발도 불가피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이 내년에 위성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대일 관계 개선도 지지부진하다. 일본 지지(時事) 통신은 지난 1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의 말을 인용, "아베 총리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하지만, 문 대통령과 별도로 회동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을 패싱한 아베 총리는 중국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4일 방콕 현지에서 만날 예정이다.

임기 반환점(오는 9일)을 앞둔 문 대통령이 외치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내치 구상도 어그러진다. 문 대통령은 개각 속도 조절론을 펴고 있지만, 여권 내부에선 이달 말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후인 다음 달 초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개각을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나온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등 외교·안보 라인 등 참모진도 개편 대상이다. 다만 문 대통령이 11월 다자외교 무대에서 빈손에 그칠 경우 내치 핵심인 개각은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 사퇴 시한(내년 1월 16일)까지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일(현지시간) 오후 태국 돈무앙 공항에 도착한 공군1호기에서 환영객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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