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토교통부 주택정비과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세대 간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를 놓고 안전성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재평 국토교통부 주택정비과 과장은 "용역은 당초 지난 3월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아 연말까지 미뤄졌다"며 "연내에는 결과 발표가 나올 텐데, 내력벽을 허문다는 게 워낙 위험한 발상이어서 허용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방안이긴 하다"고 전했다.
정부의 미온적인 반응과 리모델링 업계의 시각은 사뭇 다르다.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회 소속 이동훈 무한건축 대표는 "물론 세대 간 내력벽이 내력벽 가운데 가장 길이가 길고 충분한 의미가 있는 것은 맞는다"면서도 "다만 내력벽을 잘라내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내력벽을 세우거나 평면상 변화를 주는 식으로 보강하면 안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오래전 동일인이 두 가구를 매입해 마음대로 트는 등 무분별한 리모델링을 진행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 같은 조항이 생긴 것 같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재는 벽체를 허물고 두 집을 하나로 합쳐 가구 수를 줄이는 식으로 리모델링이 진행되는 경우가 드물다. 외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가구 수를 늘려 일반에 분양하는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이 같은 부분을 장려한다. 정부는 2013년 리모델링을 통해 가구 수를 기존의 10%까지 늘릴 수 있게끔 주택법을 고쳤다. 이듬해에는 이 비율을 10%에서 15%까지 상향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대 간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는 해묵은 논란이며 리모델링 진행 시 크게 중요치 않다는 시각도 업계에 깔려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회 소속 이근우 HDC 현대산업개발 부장은 "내력벽 철거를 통해 세대를 합치는 행위를 하지 말라는 게 현행법인데, 작금의 리모델링은 과거처럼 벽을 철거하는 형태가 아니다"며 "1990년대 초반 지어진 복도식 아파트나 10평대 소형 아파트는 리모델링 시 세대 간 내력벽 철거가 필요한 부분이 있지만 요새 나오는 계단식, 30평대, 2베이 이상 아파트는 세대 간 내력벽 철거 없이도 얼마든지 자유로운 리모델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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