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사기, 배임수재 등 혐의를 받는 안준영 PD, 김용범 CP에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심사 마친 프듀X101 안준영 PD [사진=연합뉴스 제공]
명재권 부장판사는 안준영 PD에 대해 "범죄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이번 범행에서 피의자의 역할 및 현재까지 수사 경과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 인정된다"라고 구속 이유를 설명했다.
또 김용범 CP에 대해서도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며 피의자의 지위와 현재까지 수사 경과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연예기획사 관계자를 포함한 2명은 구속 영장이 기각됐다. 피의자와의 지위와 관여 정도, 동종범죄 전력이 없는 점,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고 있는 점이 구속 영장 기각의 이유가 됐다.
앞서 지난 7월 종영한 엠넷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은 생방송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에게 이익을 준다는 의혹을 받으며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마지막 생방송 서바이벌에서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수가 모두 '7494.442'라는 특정 숫자의 배수라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팬들과 시청자들은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제작진을 사기 혐의로 고소,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결국 CJ ENM은 제작진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고 경찰은 CJ ENM 압수수색은 물론 관련 기획사를 압수수색했다.
제작진은 "'프듀X'와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 방송 종료 이후 제작진은 최종득표수에서 일부 연습생 간 득표수 차가 동일하다는 점을 인지하게 되었고 확인 결과 X를 포함한 최종 순위는 이상이 없었으나 방송으로 발표된 개별 최종득표수를 집계 및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음을 발견하게 됐다"며 "제작진이 순위를 재차 검증하는 과정에서 득표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하였고, 이 반올림된 득표율로 환산된 득표수가 생방송 현장에 전달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순위의 변동이 없었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라고 밝힌바.
그러나 지난 5일 방송된 SBS '8시 뉴스'의 취재 결과는 달랐다. "순위 변동은 없었다"라는 말과 달리 투표 조작 의혹이 제기됐을 무렵 안준영 PD 등이 관련 자료를 지우려고 하는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한 것이다.
또 소속사 관계자들로부터 강남의 한 유흥업소에서 접대를 받기도 해 논란을 부추겼다. 안준영 PD는 유흥업소에서 수백만원 대의 접대를 여러 차례 받은 정황이 있었고 이로 인해 배임수재 혐의도 적용됐다. 그러나 현재 접대를 한 소속사가 프로그램 투표 순위 조작으로 혜택을 받은 아이돌 멤버와 관련된 소속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진=SBS '8시뉴스' 방송 캡처]
"국민이 직접 아이돌을 뽑는다"는 프로그램 취지에 따라, 몇백명의 가수 연습생이 대국민 오디션을 봤고 그룹 아이오아이, 워너원, 엑스원 등이 탄생했다. 프로그램부터 출연진까지 엄청난 인기를 누려왔기에 이번 조작 논란은 더욱 파장이 클 수밖에 없었다. 팬과 시청자들은 직접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렸고 해당 사안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 그 가운데 안준영 PD가 투표 조작뿐 아니라 상습 접대, 증거 인멸을 한 사실까지 드러나며 대중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가고 있다.
"국민이 프로듀서라더니.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이 얼마나 응원했는데! 이게 무슨 망신이람"(아이디 hej****), "올해 터진 케이팝 사건만 해도 몇 개인지! 거기에 제일 유명한 프로그램인데 정말 창피하다"(아이디 al***) 등 반응부터 "'피디픽'이 괜한 말이 아니었구나"(아이디 bell****), "연습생 영상부터 데뷔각이 나오는데 갑자기 막판에 뜬금없는 애들이 뽑히고. 의심을 안 할 수 없었지"(아이디 youj****)라는 의심 어린 댓글들도 볼 수 있었다.
또한 연습생들의 꿈을 가지고 사기를 쳤다는 점에 분개하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안준영 정말 파렴치하다. 어린 애들 꿈을 이용한 셈 아닌가? 온갖 호사를 누리고 다녔네"(아이디 dede****), "어린 애들 인생 다 망쳐놨네. 엑스원이 해체돼도 다시 방송활동 할 수 있겠나? 이미지가 이렇게 망가졌는데. 아이들 꿈도 책임져야지"(아이디 tkxk****)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안준영 PD를 포함한 관계자들이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기 전, 엠넷 측은 "'프듀101'과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도 엠넷은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에 대해 반드시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논란 후 첫 입장을 밝힌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