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한 엑스포가 지난 8일 막을 내렸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엑스포는 올해로 12회를 맞았다. 교육부는 산학협력 사업을 고도화사업과 학과맞춤형사업 두 유형으로, 일반대와 전문대로 나눠 총 4개 분야에서 추진하고 있다.
올해 엑스포 주제는 ‘한계를 넘는 혁신, 함께하는 포용성장’으로 305개 대학과 기업, 단체가 참여해 총 803개 부스를 운영했다. 각 부스에서는 산학연계 교육과정 결과물인 대학생 캡스톤디자인 작품, 산학공동 기술개발 과제 성과인 신기술, 학생 창업 아이디어 상품 등 다양한 산학협력 성과물의 전시와 함께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산학협력 라운지'에서 매일 2시간씩 열렸던 유튜버, 기업체 인사담당자 등과의 산학협력 소통강좌.
산학협력 고도화 사업 일반대 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유재수 충북대 교수는 올해 엑스포의 달라진 점으로 “예전에는 산학협력 제품 전시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 창업분야 아이디어 경진대회 등 학생 참여 대회를 전시장 곳곳에 마련해 학생들의 발표(피칭) 능력을 높이고 성장하고 공유하는 기회를 많이 늘렸다”고 말했다.
캡스톤 디자인은 공학계열 학생들에게 산업현장에서 부딪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졸업논문 대신 작품을 기획, 설계, 제작하는 전 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교육과정을 뜻한다.
1차 LINC사업(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이 이공계열 학과 중심으로 지역산업체와 협력했다면, 2017년 LINC+사업으로 전환되면서 인문사회 분야로 확대된 것도 달라진 점이다. 김수정 교육부 산학협력정책과 사무관은 “LINC+사업부터는 인문사회계열 학과가 참여해 다문화가정의 우리나라 적응을 돕는 등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허와 같은 대학이 보유한 신기술 등을 소개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과 상담을 통해 연결해 주는 '산학연계(브릿지플러스) 기술상담회' 현장에서 한양대팀과 기업체가 상담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연구재단]
대학의 기술이전과 사업화에 기여하고 있는 ‘대학 창의적 자산 실용화 지원(BRIDGE+) 사업 성과관’(브릿지플러스사업)에서는 바이오·헬스, 첨단소재, 친환경기술 등의 44개 첨단기술 시제품과 상용작품이 전시됐다. 브릿지플러스사업으로 대학들은 연 10억원가량을 최대 5년간 지원받는다.
이 중 지난 1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산소 질소 분리기(O2N2 Generator)’가 눈길을 끌었다. 마개를 딴 포도주, 개봉한 음식이 공기 중 산소와 화학작용을 일으키면서 산폐가 진행되는데, 공기의 75~80%를 차지하는 질소를 95% 이상 포집해 음식물의 신선도를 유지하도록 하는 제품이다.
장기술 한양대 산학협력단 기술사업화센터장은 “연구개발(R&D) 성과가 학술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브릿지플러스사업은 말 그대로 시장으로 나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사업”이라며 “등록금이 동결된 대학으로서는 이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재원을 유지할 수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개발된 기술은 기업으로 이전되기도 한다. 중앙대와 유니셈을 비롯해 3건의 기술이전·협약이 추진될 예정이다.

2019 학생 창업 유망팀 300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60팀의 창업작품 전시관[사진=한국연구재단]
‘학생 창업관’에서는 ‘2019 대학 창업유망팀 300’에서 선발된 학생 창업팀 중 60개 유망팀의 시제품이 전시됐다. 이 중 고려대팀은 사용자가 원하는 구도로 인물사진 포즈가 활성화되는 카메라앱 ‘SOVS(소브스)’를 개발해 연 매출 1억4000만원을 달성했다.
소브스 공동대표인 박조은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학생은 “독일 교환학생 때 여행하면서 멋진 장소를 배경으로 사람들에게 ‘인생샷’ 사진을 부탁했다가 망친 기억 때문에 직접 카메라앱 개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귀국해 경영학회 학생들과 카메라앱 시장 조사를 했고, 포토샵과 필터 위주였던 카메라앱 시장에서 ‘구도’로 차별화하면서 ‘대박’을 쳤다. 현재 소브스는 45개국 유로 카메라앱 1위다.

'미래인재, 미래기술,미래작업' 을 주제로 실시한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참여하기 위해 기다리는 중고생들.[사진=한국연구재단]
개막식 직후 메인 무대에서 학생과 기업이 직접 참여하는 공개 채용 면접인 ‘꿈의 기업 입사 프로젝트 링크루트(LINC+Recruit)’ 행사가 진행됐다, 사전에 면접을 신청한 19명의 참가자는 6개 기업 인사담당자 앞에서 공개 심층 면접을 봤다.
이 중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에 2명, 웅진개발에 3명, 바이오니아에 5명 등 총 10명이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고, 현장에서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나머지 9명은 지마린서비스, 모코엠시스, 라마다용인호텔 측으로부터 최종면접 기회를 부여받아 채용까지 절차가 현재 진행중이다.
이외에도,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미래직업, 미래기술, 미래인재’라는 테마별 진로체험 프로그램에는 3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산학협력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산·학·관 소통 포럼’, 대학 창업교육 우수 사례 공유의 장이 될 ‘전국 창업교육 포럼’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함께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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