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 광군제 선방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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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11-1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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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초에 55대 車판매" 라이브 스트리밍 위력

  • 농촌 전자상거래 활성화···잠재 소비자 잡기

  • 초당 54만건 주문···알리바바 클라우드 '위력'

  • 5000km '택배 고속철'···8시간에 1억개 출고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의 선방은 1년 반 가까이 이어진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중국 경기 둔화를 고려하면 예상 밖의 성적이다.

잠재적인 소비를 창출하기 위해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동원하고 중소도시, 농촌으로 고객층을 확대하는  알리바바의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물류·금융 결제 등 방면에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대거 동원한 것도 한몫했다. 

◆"1초에 55대 車판매" 라이브 스트리밍의 위력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 건 올해 광군제의 최대 특징이다. 알리바바 온라인쇼핑몰에 입점한 10만개 브랜드가 11일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소비자와 실시간 교류하면서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했다.

사실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미 지난달 21일부터 시작된 광군제 사전판매 행사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중국 토종 스마트폰업체 샤오미가 지난달 21일 첫날 10시간 만에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모두 20만명의 시청자를 끌어 모으며, 사전판매 기간 모두 5000만개 주문량을 확보한 게 대표적인 예다.

중국청년보는 "알리바바의 사전판매 행사에서 각 브랜드가 라이브 스트리밍을 적극 활용했다"며 "덕분에 1초 만에 자동차 55대, 20초 만에 65인치 TV가 1만대, 5분 만에 노트북 9만대, 30분 만에 키위 340만t이 팔렸다"고 소개했다.

◆농촌 전자상거래 활성화···잠재 소비자 잡기 

중국 경기둔화 속에서도 농촌·중소도시 전자상거래 시장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도 힘을 보탰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농촌 온라인 소매판매액은 1조3700억 위안(약 228조원)으로 전년 대비 30%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 전체 소매판매액 증가율이 8%였던 것과 비교된다. 지난 2년간 타오바오, 티몰 신규 이용자의 70%가 모두 3, 4선 도시민이라는 통계도 잡혔다. 

광군제가 글로벌 쇼핑축제로 자리매김하면서 올해 전 세계 약 78개 국가·지역에서 2만2000개 해외 브랜드가 티몰 글로벌을 통해 참여한 것도 소비자 선택의 폭을 다양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알리바바가 선보인 이색상품도 소비자 수요를 자극했다. 알리바바가 이날 사상 처음 선보인 신제품만 100만종에 달했다. 매년 '마약 빼고 없는 게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아파트, 자동차는 물론, 2020년 도쿄올림픽 관광상품, 상하이 디즈니랜드 티켓 등도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판매됐다. 
 

알리바바는 저장성 항저우시 본사에 마련된 프레스룸에서 쇼핑 축제 개시 1분36초 만에 거래액 100억 위안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초당 54만건 주문···알리바바 클라우드 '위력'

광군제 하루 동안 몰려오는 수억명 쇼핑객의 물품 결제와 택배 배송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물류, 금융 등 방면의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도 힘썼다.

알리바바 고성능 클라우드 기술 덕분에 이날 최대 1초당 54만5000건 주문이 몰렸지만 서버는 끄떡 없었다.  지난해 1초당 49만1000건 주문보다 서버 소화력이 더 높아진 셈이다. 

알리바바는 또 산하 금융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을 통해 소비자에게 24개월 무이자 분할납부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산하 온라인쇼핑몰에 입주한 중소업체 300여만곳에 3000억 위안 자금 대출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중소업체들은 이날 하루 몰려드는 주문량을 재고 부족함 없이 소화할 수 있었다. 

◆5000km '택배 고속철'···8시간 만에 1억개 출고

알리바바 산하 물류플랫폼인 차이냐오도 커다란 역할을 했다. 차이냐오는 직접 택배 배달을 하는 회사가 아닌, 국내외 물류 창고와 택배업체들을 한데 모은 물류 데이터 플랫폼이다. 소비자가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품을 주문하면 차이냐오와 제휴한 택배업체가 물건을 배달하는 방식이다. 중퉁(ZTO), 위안퉁(YTO)  등 중국 4대 택배회사가 모두 차이냐오와 파트너를 맺고 있다.

이들 택배회사는 최근 알리바바와 협력을 기반으로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을 동원해 택배 작업 자동화 비율을 전년 동기 대비 50% 높였다. 현재 알리바바가 중국 전역에 보유한 자동화된 택배처리 작업라인을 쭉 이으면 5000㎞가 넘을 정도다. '택배 고속철'이라 불리는 이유다. 

알리바바가 이날 오전 8시1분 기준으로 모두 1억개 주문상품을 신속히 출고할 수 있었던 것도 택배 고속철 덕분이다. 지난해보다 약 한 시간 앞당긴 기록이다. 알리바바는 이날 하루 최대 5억개 주문물량을 처리, 물류처리 속도가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알리바바는 전 세계 각국에 신속한 물품 배달을 위해 해외 전세기 100여편 이상을 운행하는 것은 물론, 유럽과 중국 대륙을 오가는 유럽 화물열차까지 동원했다.

한편, 광군제는 우리나라 유통업계에도 이슈다. 지난해 화장품과 스마트폰 등 가전제품군을 중심으로 선전한 한국은 광군제 해외 직구 국가 중 미국, 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는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2016년 3위에서 2017년 5위로 떨어진 상황에서 2계단 회복한 성과였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국내 기업들은 티몰에서 다양한 할인쿠폰과 함께 광군제 한정판 상품 등으로 마케팅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 국제공항에 중국 알리바바 산하 물류기업 차이냐오 전세기가 대기 중이다. 이 전세기는 하루에 1~2차례 항저우~모스크바(러시아)를 운행하게 된다. [사진=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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