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쿼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디다스가 독일과 미국에 있는 ‘스피드팩토리(Speed Factory)' 문을 닫기로 했다. 독일 안스바흐와 미국 애틀랜타에 있는 공장 두 곳을 늦어도 2020년 4월까지 폐쇄하고 기존 생산거점인 아시아로 전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스피드팩토리는 사람 대신 지능화한 로봇이 신발을 생산하는 스마트공장이다. 아디다스는 2017년 독일에서 첫 번째 스피드팩토리 가동을 본격화했다. 이듬해에는 미국에 스마트공장을 열었다.
아디다스는 원래 나이키를 비롯한 다른 경쟁사들처럼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과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를 생산거점으로 삼아왔다. 아시아지역 생산비중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독일, 미국 등 선진국 소비지역으로 공장을 옮겨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히려 한 아디다스의 시도는 당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구매 가능성이 높은 소비시장 인근에서 제품을 생산해 시간을 단축하고 빠르게 바뀌는 현지 소비성향에 대응한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아디다스가 원자재 등의 납품망이 집중돼 있는 아시아로 회귀하려 하자 소비자와 거리를 좁히려던 실험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WSJ는 아디다스의 스피드팩토리 폐쇄 결정을 두고 선진국 제조업 일자리 회복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다고 분석했다. 아디다스는 이번 결정의 배경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조치로 생산 능력과 제품 디자인 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쿼츠는 전했다.
아디다스는 아시아지역의 기존 생산설비 최적화 등을 통해 로봇을 활용한 ‘스피드팩토리’ 생산 시스템은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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