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의 경기가 급속히 둔화 중이지만 광군제 특수에 대한 대륙의 뜨거운 열기는 꺾이지 않은 것.
다만 거래액 증가율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과거 폭발적이던 성장 추세는 다소 꺾였다.
12일 알리바바그룹에 따르면, 이날 저장성 항저우(杭州)시 본사 프레스룸에서 전날 0시부터 자정까지 24시간 동안 타오바오(淘寶), 티몰, 티몰 글로벌, 알리 익스프레스, 카오라 등 자사의 여러 플랫폼의 거래액을 집계한 결과 총 2684억 위안(약 44조6200억원)의 거래가 이뤄졌다.
알리바바의 광군제 쇼핑 축제에서 우리나라 상품의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11일 오전 0시부터 오전 1시 사이 중국 안팎의 84개 브랜드가 1억 위안(약 166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는데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후', '휠라' 3개가 여기에 포함됐다.
한국 화장품 회사 AHC는 티몰 글로벌 해외 직접 구매 상품 전체에서 4위에 올랐다. 이 회사는 작년에는 7위를 차지했는데 3계단 더 올랐다.
11일 자정 마감 결과 해외 직접 구매 순위에서 한국은 미국, 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하면서 작년에 이어 3위 자리를 굳혔다.
해외 직접 구매 순위에서 한국은 2016년 3위를 차지했지만 2017년에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 배치 여파로 5위로 밀려났다. 그러다가 한중 관계가 회복 국면을 맞으면서 작년엔 다시 3위로 올라선 바 있다.
문제는 알라바바 광군제 행사 거래액은 늘어났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09년 첫 11·11 쇼핑 축제 이래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중국 이커머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느려지면서 알리바바의 11·11 쇼핑 축제 거래액 증가율은 꾸준한 하향 곡선을 그린 것이다.
2010년 무려 1772%에 달했던 증가율은 2018년 26.9%까지 내려왔는데 올해 다시 1%포인트가량 더 떨어졌다.
이런 하향 국면에 대해 장융(張勇) 신임 알리바바 회장의 지시로 올해 행사를 총지휘한 장판(蔣凡) 타오바오·티몰 최고경영자(CEO)는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쌍십일이 즐거움과 희망이 있는 진정한 축제가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언론에 밝혔다.
특히 성장세 둔화는 중국의 전체적 경기 둔화 흐름과도 무관치 않다. 올해 1∼3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6.2%로 낮아졌다. 4분기에는 상황이 더 좋지 않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중국 정부는 연초 제시한 경제성장률 하한인 6.0%를 달성하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물론 알리바바라란 한 회사에서 하루 만에 2684억 위안이라는 천문학적인 거래가 이뤄진 것은 여전히 상당한 성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알리바바가 올해 광군제 쇼핑 축제에서도 자국의 여전한 내수 시장의 잠재력을 보여주면서 무역전쟁으로 인한 소비 침체 우려를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알리바바의 광군제 쇼핑 축제가 마무리되면서, 물류업계는 주문 물량을 제때 배송하기 위한 '택배 전쟁'에 본격 돌입했다.
알리바바 한 회사에서만 11일 하루 주문받아 배송해야 할 상품은 12억9000만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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