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올 겨울 일본 내 공항을 오가는 국제선 노선 중 중국노선은 지난 여름에 비해 19% 늘었다. 한국 노선을 제치면서 점유율이 가장 높아졌다. 오는 27일부터 내년 3월 28일까지 일본과 중국을 잇는 운항편수는 모두 1406편으로 지난여름에 비해 224편 늘었다. 전체 국제선 노선 중 약 27%에 해당하는 것으로, 일본 공항을 이·착륙 하는 항공기 4대 중 1대가 중국 노선인 셈이다.
반면 한국 노선은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778편이었던 운항편수가 501편으로 급감했다. 한·일 갈등으로 인한 일본여행·제품 불매 운동인 NO재팬 장기화 탓이다.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돼 아시아나항공 계열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서울도 일본 노선을 크게 줄일 전망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일본 항공사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항공사들이 이 기회를 틈타 중국~일본 운항편을 대폭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대형 항공사인 남방항공이 편수를 대폭 늘린 데 이어 LCC인 샤먼항공도 중국 푸젠성~노리타 노선을 취항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실제 일본~중국 노선 동계기간 운항편수 1406편 가운데 1134편을 중국 항공사가 운항한다.
중국 정부도 베이징·상하이·광저우 공항 운항 편수를 각 항공사에 적절하게 배분하면서 항공사를 지원하고 있다. 중소 항공사들이 뛰어난 생존력을 보이고 있는 이유다.
덕분에 저렴한 가격만 내세웠던 중국 항공사들의 서비스 품질도 크게 향상했다. 영국 항공조사업체인 스카이트랙스가 발표한 올해 ‘세계 최고의 항공사 순위’에서 중국의 하이난항공은 7위, 남방항공은 14위에 올랐다. ANA(3위), JAL(11위)과 대등한 수준이다.
중국의 반격 속에 JAL은 지난 3분기 중국 노선의 RPK(유상여객킬로미터)가 전년 동기 대비 2.3% 줄었다. ANA의 지난 4~9월 중국행 승객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감소했다.
JAL 관계자는 “중국 항공사들이 항저우와 우시 등에서 일본행 노선을 신규 취항하면서 수요가 줄었다”고 전했다.
일본 항공업계는 ‘절치부심’하고 있다. 중국 노선은 놓칠 수 없는 황금시장이기 때문. 국제선 여객 수입으로 따져 ANA는 14%, JAL은 11%가 중국 노선에서 나온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항공사에 중국 노선은 미국·유럽 노선 등에 이은 성장의 기둥”이라며 “최근 중국 항공사들에 밀리는 상황이어서 전략을 다시 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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