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사 로슬러, '전사 시리즈: 하우스 뷰티풀: 전쟁을 집으로 가져오다, 새 시리즈 (Ed. 7/10+2AP), 2004[PKM갤러리]
PKM갤러리는 21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영원한 현재’ 그룹전을 열고 23점의 회화, 설치, 영상 작품 등을 선보인다. 박경미 PKM갤러리 대표와 사스키아 드락슬러 독일 나겔-드락슬러 갤러리 대표가 함께 기획한 이번 전시에는 카데르 아티아(50), 이불(55), 마사 로슬러(76), 프란시스 알리스(61), 구정아(53), 히토 슈타이얼(54) 등 사회성 있는 작업을 해 온 작가들이 참여했다.
박 대표는 “전 세계가 묶이면서 한 군데가 요동치면 전 지구인의 불안이 커지고 충돌이 일어나는 등 세계가 뭉쳐 돌아간다”며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혼돈과 불안으로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불안을 덜어내고 화합하면서 평화롭게 갈 수 있을까를 모색하기 위해 전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카데르 아티아의 조형 작품인 ‘영원한 현재’는 우리나라 한옥 대들보 나무로 만들어진 작업으로 갈라진 틈에 스테이플 심을 고정해 ‘봉합’하면서 상처와 치유를 표현한다. 박 대표는 “중동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카데르는 분쟁이 끊이지 않는 지역의 아픔과 관련해 한반도에서의 광주 항쟁 등 특수한 아픔에 공감하면서 상처, 파열과 함께 반드시 치유하는 상징적 이미지를 표현한다”며 “작품은 지난해 광주 비엔날레에서 선보였었다”고 말했다.
사진을 활용한 몽타쥬 작품을 선보인 마사 로슬러는 구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페미니즘을 경험하고 1960년대와 1970년대 앤디워홀의 영향을 받는 등 어린 세대 작가들이 롤모델로 삼는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다. 박 대표는 “이불과 마사는 다르면서도 페미니즘 등을 강조하는 등 비슷한 면이 있다”며 “글로벌 시대 국제화된 미술 언어로 표현하면서 공감을 얻고 있다는 점은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정아의 ‘야광스케이트보드공원’은 형광안료를 써 어둠 속에서 제대로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햅을 이용한 증강현실도 선보인다.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히토 슈타이얼의 영상작업도 인공지능 등 디지털 시대 기술 등을 연구한다. 박 대표는 “실제와 허구 사이의 경계가 무너진 디지털 사회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의 위기가 동시다발로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가 이러한 현실을 너무 담담하게 바라보면서 무뎌지고 있지는 않은지 작가는 질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프란시스 알리스는 영상 작업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전쟁터에서 한 편에서는 총알이 날라 다니고 한편에서는 아랑곳 없이 아이들이 뛰어 노는 현상을 보여준다. 박 대표는 “한편에서는 전투가 벌어지고 한쪽에서는 아이들 놀고 있는 영상에서 슈퍼파워, 빅브라더의 역할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을 볼 수 있다”며 “작가는 이러한 발언 조차 없이 침묵하고 있지 않고 혼돈의 무대에서 가날플 수 있지만 거셀 수도 있는 목소리를 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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