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형 금융' 99%가 대출… 커지는 연체 부담

  • 발전가능성 있는 中企 지원 금융

  • 지분투자 방식은 기업들이 꺼려

당국의 활성화 주문으로 은행권이 '관계형 금융' 공급을 늘리고 있지만, 대부분 대출로 집중되고 있어 연체 등 리스크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경기 악화로 중소기업의 고전이 계속되면 은행들의 부담이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시중은행 전체가 취급한 관계형 금융 공급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9.5% 증가한 8조2888억원이다. 이 가운데 대출 비중이 99.7%(8조2660억원)에 달한다. 지분투자 금액은 228억원에 불과하다.

관계형 금융이란 설립 1년이 경과한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의 비계량정보를 평가해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담보물이나 신용도가 부족하지만 발전 가능성이 있는 기업 및 소상공인의 자금 융통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대출과 지분투자 형식으로 공급이 가능하며, 대출로 집행하기 위해선 만기를 3년 이상으로 둬야 한다. 계약 시 별도 협약을 통해 기업은 은행에 자사 정보 등을 온전히 제시해야 하고, 은행은 자금은 물론 재무·세무 등의 컨설팅을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관계형 금융 공급이 대출에 몰린 데다, 중소기업의 연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은행권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 전체가 취급한 관계형 금융 공급액의 평균 연체율은 은행권 중소기업대출 연체율보다 10bp(1bp=0.01% 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의 중기대출 연체율은 지난 8월 말 기준 0.64%로, 가계대출 부문보다 32bp 높다.

관계형 금융 만기가 2021년 이후 본격적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연체율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은행들은 보고 있다. 또 지난 9월부터 관계형 금융 공급 대상에 자영업자가 추가로 포함된 만큼 리스크 관리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지분투자를 늘리기에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면 기업이 성장하기가 보다 수월할 수 있지만, 오히려 소기업일수록 경영권 침해를 우려해 투자받기를 꺼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이유로 전환사채 등의 채권을 사들이는 형태의 공급 역시 부족한 상황이다.

리스크가 큰데도 은행이 관계형 금융 공급액을 늘리고 있는 것은 금융당국이 활성화를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20일에도 은행권에 관계형 금융 공급을 독려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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