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당·정·청이 국가 산업단지의 혁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나선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현장의 목소리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21일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업계 등에 따르면 9월 현재 국가 산업단지의 총생산액, 수출액, 고용 규모, 공장 가동률이 2017년 5월 새정부 출범 이후 크게 하락했다.
◆여수·창원·시화 등 국내 대표 산업단지 감소폭 두드러져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총생산액의 경우 2017년 5월(44조5121억원)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2018년 7월(48조5702억원)에 최고점을 찍고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최고점 대비 지난 9월을 비교하면 총생산액이 무려 17.9%나 줄었다.
여수(전남), 창원(경남), 시화(경기) 등 국내 산업단지의 대표 격인 지역의 총생산액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 9월 여수(5조2000억원), 창원(3조원), 시화(2조5000억원) 단지의 총생산액 감소폭은 2017년 5월 대비 각각 22.4% 36.3%, 34.1%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여수에는 LG화학, 금호석유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약 300개의 국내 주요 석유화학 제조업체들이 위치해 있다. 창원에는 한화, 삼성공조, 현대위아, 효성, 등 2700여개의 기계와 전자를 비롯한 다양한 사업군의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시화에는 현대정밀, 현대정공, 로텍, 성우스틸 등 소재와 기계 등을 중심으로 하는 약 1만2000개 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여수 산단 내 기업의 한 관계자는 “총생산액의 경우 2018년 중반까지만 해도 등락을 거듭했지만 지금처럼 크게 추락하지는 않았다”며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을 비롯한 주력 산업의 침체와 유지비용 증가로 인한 해외 사업장 이전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수출액도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겪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력 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동반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액은 2017년 9월(187억 달러)을 제외하고 2018년 10월까지 145억~165억 달러 범위 내에서 오르내렸다. 수출액이 가장 많았던 2017년 9월 대비 지난 9월 감소폭은 35.3%에 달한다.
총생산액과 수출액에 비해 고용 규모의 하락세는 크지 않았지만, 기업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업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임금 지출은 일부 오르거나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 규모는 2017년 5월(102만6953명) 이후 100만명대를 꾸준히 유지하다가, 2018년 5월부터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그 결과 2018년 12월(99만7377명)에는 새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대가 무너졌다. 이후에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 산업단지의 고용 규모 축소는 정부 정책이 일자리 창출에 있다고 하지만 현장과 동떨어진 게 많다는 증거"라며 "해당 기업들의 매출 규모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 “노후화한 국가 산업단지를 재정비하기 위해 정부와 함께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정부가 최근 언급한 ‘산업단지 대개조’도 같은 맥락으로, 국가 산업단지를 스마트화해 사업과 설비뿐만 아니라 인력도 젊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최근 정부가 국가 산업단지 활성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선 만큼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해당 기업들의 의견 청취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산업단지공단은 2017년 5월부터 일반·농공단지를 제외한 새로운 통계 기준으로 국가 산업단지의 현황을 집계해 공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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