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물량 가뭄發 서울 아파트시장 고공 행진 현실화?

  • 입주ㆍ분양 물량, 예년 비해 감소세 뚜렷…대기수요 많은 서울은 상관성 있어

  • 다만 집값 상승은 정부 규제, 유동성 문제 등에 따른 것…영향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집값의 최근 고공 행진이 그간 시장에서 우려해온 공급 물량 감소에 기인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입주 및 분양할 만한 단지들이 점점 고갈되면서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기존 아파트에 수요층이 더욱 몰려 가격이 상승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물량 감소는 집값 상승에 제한적 영향만 미치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최근 집값 상승세가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저금리 기조 등에 따른 것일 뿐 수급 문제가 근본 원인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21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는 66개 단지, 총 2만2631가구가 입주를 앞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0월 전국 입주 예정 물량인 2만1671가구보다는 960가구(4.4%) 늘어난 것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예정 물량인 3만7696가구 대비로는 무려 1만5065가구(40%)나 줄어든 것이다.

아울러 최근 2년간 월평균 입주 예정 물량(3만6881가구) 대비로도 1만4250가구(39.3%) 줄어든 수치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 5307가구(23.5%) △부산·경남 4900가구(21.7%) △전북 3556가구(15.7%) 등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수개월간 서울·경기 입주물량 추이를 살펴보면 올해 △7월 1만6941가구 △8월 2만1064가구 △9월 1만8656가구 △10월 5821가구 △11월 5307가구로 집계됐다. 9월까지는 2만가구 안팎 물량이 공급됐지만 지난달부터 물량이 약 4분의 1로 급감한 셈이다.

분양 물량도 넉넉지 않게 공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다음달 계획된 일반분양 물량은 총 1만9660가구다.

최근 5년간 12월 분양 물량은 △2015년 4만7978가구 △2016년 3만9020가구 △2017년 3만3963가구 △2018년 1만1734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높지만 2015~2017년 동기보다는 물량이 확연히 줄어든 모습이다.

부동산 시장은 수급 규칙으로 인해 물량 공급에 영향을 받는다. 통상적으로 서울과 같이 대기수요가 풍부한 지역의 물량 공급이 감소하면, 희소성이 더욱 부각돼 집값도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사업자 입장에서는 청약자들이 적극적일 때 분양에 나서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는 시장 과열을 이유로 규제지역을 염려하는 탓에 분양 승인에 신중한 모습이다. 다음달 분양 물량이 많지 않은 점도 이 같은 맥락"이라며 "결국 분양 승인이 지연되는 곳들이 많아져 분양 일정이 변경되거나 지연되는 곳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서울과 같은 경우 시세 상승이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통상적으로 분양과 입주는 2~3년의 시차가 난다. 전국적으로 분양 물량이 폭발적으로 급증한 시기가 2015~2016년 정도였는데, 이는 곧 2019~2020년까지 입주가 늘다가 그 이후 감소할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며 "집값 상승과 입주 감소는 확실한 상관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물량 감소가 집값 상승세에 미치는 영향은 간접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공급 축소가 분명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하긴 어렵다"며 "최근의 서울 집값 상승세는 정부의 강한 규제, 풍부한 유동성, 저금리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게다가 지금의 공급 감소도 고강도 정책을 유지해온 정부가 어느 정도 자초한 측면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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