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23일 0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22일 향후 한·일, 한·미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 카드를 꺼내 들고 일본의 대한(對韓) 경제 보복 철회를 요구했지만, 일본으로부터 아무런 답이 없자 결국 종료 절차를 밟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부가 최종적으로 결정한 방침을 누가 어떤 형식으로 발표할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청와대는 전날 오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한 정부의 최종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NSC는 매주 목요일 오후에 열리지만 이날은 이례적으로 오전에 개최됐다.
청와대는 상임위원들이 한·일 간 현안 해결을 위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검토하고 주요 관계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와 관련한 다양한 상황에 대비할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정부의 최종 입장을 발표할 사람과 발표 형식을 두고 여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 8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브리핑했던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발표하는 방안 또는 문재인 대통령이 NSC 전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직접 나서는 방안도 거론된다.
청와대와 정부는 지소미아를 당초 결정대로 종료하고, 추후 양국 관계 개선 상황에 따라 협정을 다시 체결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일 양국은 지소미아 종료를 최종적으로 공식화하기 이전에 물밑 교섭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가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최근 총리관저에서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에게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한국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귀띔, 한·일 당국 간 지소미아 문제를 두고 협의를 진행 중임을 내비쳤다.
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하는 미국의 압박도 여전히 거세다. 전날 미국 의회 상원 외교위원회에서는 지소미아 종료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발의됐다. 해당 결의안은 "한국이 일본과의 주요 정보 공유 협정 참여를 끝내는 비생산적인 조취를 취했다"며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이는 시기에 지소미아 중단은 미국 국가 안보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고 명시했다.
이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오는 23일 일본 나고야(名古屋)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할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이 참석할 경우 종료 시한을 코앞에 둔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 한·일 고위급 채널이 대면 협의에 나서는 마지막 기회가 마련될 전망이다. 이번 G20 나고야 외교장관 회의는 이날 밤 만찬 행사로 개막해 다음날 본행사가 진행된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모테기 외무상은 22일 만찬에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고, 폐막 후인 오는 25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개별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강 장관과의 별도 만남도 성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에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대신해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이 참석한다.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함께 일본을 찾는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전날 밤 폼페이오 장관과 통화하고 한·미 관계 및 한·일 간 현안 등 상호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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