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의 중소기UP] ​여성기업은 왜 '스케일업' 하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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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19-11-2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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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최근 발표된 중소기업 통계에 따르면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중소기업 수는 248만개로 전체 중소기업의 39.5%로 나타났다. 그러나 100대 기업 중 여성 창업자가 대표인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상장사 중에서도 여성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낮다. 수는 엇비슷하게 늘었으나, 몸집은 차이가 크다. 아직도 영세하다.

"여성은 안정적인 성향이 강합니다" 여성 기업 관련 협단체 관계자를 만나면 종종 듣는 말 중 하나다.여성 CEO는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으로 스케일업이 어렵다는 것이다.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기에 남성 대표에 비해 도전적으로 투자하지 않는다. 사업이 안정궤도에 오르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에 앞서 지켜야 할 가족들도 돌아봐야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어려운 이유다.

문득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 언제부턴가 학교 선생님, 주변 어른들은 소위 말하는 '여자가 하기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몇몇 학교·학과에 진학하기를 권했다. 안정적이고 일·가정 양립이 수월하다는 이유다. 반면 남학생의 일·가정 양립은 어른들의 걱정거리가 아니다. 여성들은 '도전'을 배우기에 앞서 '안정'을 배웠는데 스케일업의 동력은 어디서 나올 수 있을까?

'코이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 비단잉어 코이는 작은 어항에서 키우면 5~8cm밖에 자라지 않으나, 큰 강에 풀어놓으면 1m가 넘는 대형 물고기로 성장한다고 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7월 '여성기업 활동 촉진에 관한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5000억원 규모의 여성 전용 특별 보증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성 전용 벤처펀드도 2022년까지 1000억원으로 확대한다. 판로를 위해 공공구매 목표도 9조 2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 늘렸다. 그러나 아무리 양질의 먹이를 준다 해도 안정적인 어항에서 자라온 코이는 기껏해야 8, 9cm일 것이다. 여성 기업이 큰 강, 호수에서 뛰놀아 커다란 물고기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전 정신을 함양할 필요가 있다.
 

[산업2부 오수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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