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그룹들은 이르면 이번 주부터 정기 임원 인사에 나선다. 삼성그룹은 12월 초 정기 인사를 실시할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사장단 인사 키워드가 ‘신상필벌’과 ‘안정추구’로 요약된 만큼 어려움이 더욱 커진 올해도 안정을 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김기남 부회장과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3개 사업부문 대표이사의 임기가 2021년 3월이어서 교체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도 안정에 무게를 싣는 배경이다. 판결이 내년으로 미뤄지면 또다시 총수 부재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조직을 크게 흔들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구광모 체제 2년 차를 맞은 LG그룹도 안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LG화학과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이 소송을 벌이고 있고,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인사를 단행한 만큼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도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 장동현 SK(주) 대표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된다. 박 대표의 연임 전망은 안정적이다. 박 대표는 통신사업의 안정적 성장과 더불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등 신사업 발굴을 통해 최태원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장 대표 역시 바이오·제약 사업에서의 가시적인 성과로 연임에 무게가 쏠린다. 장 대표는 투자형 지주회사라는 개념과 정체성을 세우며 수익 모델을 정립한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다.
김 대표는 최근 실적 부진과 함께 LG화학과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이 진행되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다만 실적 부진이 글로벌 경기흐름에 따른 효과인 점, 배터리 소송이 끝나지 않은 점을 미뤄봤을 때 김 사장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울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는 굵은 판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항공업계는 엇갈린 흐름이 전망된다. 특히 한진그룹의 경우 큰 폭의 물갈이가 전망된다. 한진그룹은 연내 조원태 회장 체제의 첫 정기인사를 한다. 조 회장은 최근 구조조정과 관련, “연말 내에는 할 것”이라며 변화를 예고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소폭의 인사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새로운 주인으로 낙점된 HDC현대산업개발이 항공업 경험이 있는 인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도 최근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력 조정 등의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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