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4구 중 하나인 강동구 아파트 가격이 급격히 치솟고 있다.
강동 일대 신축 및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매물 품귀현상까지 속출하는 모습이다.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등 부동산 정책을 줄줄이 내놓고 있지만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1단지 전용 50.84㎡ 1층짜리 매물이 지난 8일 15억1000만원에 매매됐다.
이 아파트는 전용률이 100%다. 공급면적이 전용면적과 같다. 통상 3.3㎡당 시세를 계산할 때 공급면적 기준으로 따져 다른 단지와 비교한다.
지난 8일 거래된 둔촌주공 50.84㎡ 매물을 공급면적, 전용면적 중 어느 기준로 환산하더라도 3.3㎡당 9437만원이다. 신축아파트의 경우 지난달 공급면적 기준 3.3㎡당 1억원 시대를 연 서초구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와 근접하다. 강남구 서초구 등에선 재건축 3.3㎡당 시세 1억원을 넘긴 지는 오래됐다.
비록 미래가치를 품은 재건축 단지이지만 재건축이든 신축이든 강동 지역 아파트를 통틀어 3.3㎡당 최고가다.
둔촌 주공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 유예 막차단지로 지목되면서 연일 호가가 오르는 분위기다. 지난 2016년 전용 50.84㎡ 시세가 7억5000만원~8억원대 형성됐던 이 아파트는 이듬해 8억9000~9억5000만원으로 오른뒤 2018년 11억원대까지 치솟았다. 이후 지난 1월 12억4000만원, 지난 9월 13억60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뒤 두 달만에 15억원을 돌파하며 다시 손바뀜 됐다.
둔촌주공 인근 공인중개사는 "재개발이 완료되면 16평형 매물이 30평형대로 탈바꿈 되기 때문에 15억원에 거래된 것도 매수자가 굉장히 저렴하게 막차를 잘 탄 것"이라면서 "전체 매물이 2개 밖에 안 될 정도로 물건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사는 "인근 대단지인 고덕 신축 아파트가 14억을 찍었는데 둔촌은 고덕과 입지 자체가 비교가 안된다"며 "호가가 오르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라고 했다.
신축 강세는 강동구 다른 단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에서 지난 3일 거래된 전용 84.24㎡ 매물 1건이 14억원을 넘겼다. 고덕래미안 힐스테이트는 지난 8일 전용 84.94㎡ 23층 매물이 12억5000만원에 거래된 후 현재 전용 97㎡ 매물호가가 16억~17억원에 형성됐다. 내년 2월 입주 예정인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르테온 단지 전용 84.97㎡ 6층짜리 매물도 지난달 14억원을 찍었다.
전문가들은 민간택지 상한제 발표 이후 공급 절벽을 우려한 수요가 새 아파트에 몰리면서 신축 단지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추가 상승여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택 보유자들은 매물을 쉽게 내놓지 않고, 매물 품귀 현상에 불안해진 매도자들은 계약을 서두른다는 지적이다.
실제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1% 올라 전주(0.09%)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지난 6월 이후 23주 연속 상승 기록이다. 서울 지역 일반 아파트는 0.09%에서 0.11%, 재건축은 0.11%에서 0.13%로 모두 전주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주택공급 감소 우려가 시장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정부 기대만큼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서 정책의 의도와 다르게 당분간 매도자 우위 시장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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