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올해 해수부 신지식인 권태은 상무 "붉은대게 클러스터 조성, 앞당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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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19-11-2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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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 후포 특산물 ’붉은대게‘ 대중화 기여

  • 대형 박람회 참여 ’파노라마 전략’, 홍보·경제 효과 커

‘2019 해양수산 신지식인’으로 선정된 권태은 대후기업 상무이사는 24일 경북 후포 지역 내 '붉은대게 클러스터' 조성을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상무는 "후포 붉은대게 클러스터가 지역 소규모 가공업체들의 주요 애로사항인 홍보와 물류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붉은대게 산업 의존도가 높은 경북 울진 후포 지역의 경제 효과도 크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권 상무는 충남 예산에서 열린 ‘제3회 해양수산 인재육성의 날’ 행사에서 ‘해양수산 신지식인’ 인증서와 해양수산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해양수산 신지식인은 매해 수산 분야에서 창의적 발상으로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업무 혁신을 이루고 이를 사회적으로 공유해 해양수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 해양수산인 가운데 선정된다. ‘한국 해양수산 신지식인 연합회’가 주최·주관하고 해수부는 이를 인증한다.

1999년 처음 선정을 시작한 후 올해 20주년을 맞은 해양수산 신지식인은 그간 우리나라에서 총 228명의 신지식인을 발굴해냈다. 올해는 경북 후포 지역 특산물인 붉은대게의 대중화에 기여한 권태은 상무와 고품질·친환경 새우 양식 생산에 앞장선 구연배 친환경새우농장 대표가 선정됐다.

권 상무는 “주변에서 이제 정치인 출마만 남은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한다”며 “올해로 스무 살을 맞아 ‘어른’이 된 해양수산 신지식인의 자리에 선 만큼 그 무게를 더 무겁게 느낀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동안 제 개인의 노력과 공로를 평가받았지만 이제 공인된 선배 해양수산인으로서 갖는 의무와 책임감의 무게가 더 앞선다”며 “10년여의 경험을 지역 후배들에게 전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4일 권태은 대후기업 상무이사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김세구 기자 k39@]

 
◆'후포 붉은대게 클러스터' 비전··· 경북 후포 지역 경제효과

권 상무는 신지식인으로서 지역에 공헌할 수 있는 가장 큰 비전으로 ‘후포 붉은대게 클러스터’ 조성을 밝혔다. 지역 창업기업과 중소기업의 가장 큰 어려움을 해소하는 동시에 후포 지역 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영덕에서는 이미 2년 전 군 차원에서 수출협의회를 구성하고 대게 산업 지원과 수출·유통 판로 개척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안다. 붉은대게 산업도 이를 벤치마킹하려고 한다”면서 “후포 지역 가공공장 규모상 물류가 가장 어렵다. 물류는 어떻게 해도 대기업과 큰 도시를 따라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권 상무는 “안정적으로 대기업에 납품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우리 지역에서도 붉은대게 아이디어 제품으로 신규 소규모 창업이 늘고 있는 만큼 판로 개척과 물류 문제는 후배들이 힘들다고 토로한다”고 밝혔다.

그는 “선후배라도 서로 경쟁자이기에 공장까지 하나로 모으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함께 주문 처리를 하는 사무 과정과 생산한 제품을 소비지로 보내는 물류 업무를 통합 유통하는 일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일명 ‘후포 붉은대게 클러스터’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권 상무는 ‘후포 붉은대게 클러스터’가 향후 지역 경제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후포 지역에는 권 상무가 재직 중인 대후기업을 비롯해 9개의 붉은대게 가공공장이 운영 중이다. 이들 공장에 붉은대게를 납품하는 지역 어민들을 비롯해 공장과 관련한 부대 사업까지 고려한다면, 후포 지역 경제의 80% 이상이 ‘붉은대게 경제 체인’을 이룬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역 어민들의 수혜도 커진다고 본다. 어선들은 일반적인 월급제가 아닌 조업 매출에 따라 급여도 비례하는 ‘보합제’를 활용한다”며 “최근 어획량이 줄면서 어민들의 수입도 줄어들고 있는데, 지역 공장들이 붉은대게 원재료를 제값에 대량으로 매입하면 선박과 어민 모두 수입이 나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상무는 “붉은대게 제품은 그 자체로 고급 이미지라 프리미엄 마케팅으로 최고다. 최근 우리 지역에서 붉은대게 과자·김·죽 등 다양한 제품이 물꼬를 트고 나오고 있는데, 해양수산 신지식인 선배로서 지역 후배들의 우수한 상품들이 시장에서 사장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30일 충남 예산에서 열린 ‘제3회 해양수산 인재육성의 날’에서 해양수산 신지식인 관련 표창을 받은 권태은 대후기업 상무이사(오른쪽에서 둘째). [사진=대후기업 제공]

◆박람회서 ‘파노라마 전략’··· 소비자·대기업에 후포 붉은대게 각인

권 상무가 회장을 맡은 '경북붉은대게통발협회'는 △2017 광주국제식품 박람회 △2018 서울수산식품 박람회 △2018 부산국제식품 박람회 △2019 부산국제식품산업대전 등 식품 박람회에 참가했다. 농어촌 지역 단위의 대형 박람회 참가는 흔치 않은 일이다. 지난 10년간 국내 유통 판로를 넓히기 위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서 홍보·판촉 행사를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선후배들과 함께 새바람을 만들고 있다.

권 상무는 “박람회에서 유행하는 식품 트렌드도 익히고 새로운 제품도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어야 하는데, 지역에서 일만 하다 보면 이런 것이 있는지도 모른다”며 ”정보가 느리다 보니 충분히 경쟁력 있는 지역 특산물 제품을 개발해도 소개가 서툴고 잘 알리지 못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2017년 처음 박람회 참여를 추진했을 때, 회원들이 전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감을 잡지 못해 권 상무는 회원들과 함께 박람회 견학부터 시작했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는 후포 붉은대게만의 박람회 공식도 만들었다.

바로 ‘파노라마 전략’이다. 부스 배치를 통해 협회가 조업한 생물 붉은대게 원재료에서부터 지역 가공업체들이 생산하는 대형 납품 목적의 1차 가공제품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2차 가공 완제품까지의 모습을 한 번에 보여주는 것이다. 이 방식으로 협회는 후포 지역의 붉은대게 산업을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고, 소비자와 바이어들의 좋은 반응도 얻어 다른 박람회나 판촉 행사에 초대를 받는 정도까지 이르렀다.

그는 “3년 동안 5회에 걸쳐서 참가해 보니 이젠 후배들이 먼저 ‘형님, 여기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참여해 봅시다’라고 할 정도로 자신감이 붙었다. 다들 아이디어도 생기고 그림도 그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람회에 경북붉은대게통발협회가 참여한 모습.[사진=경북붉은대게통발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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