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은 되는데 韓은 안돼"... 게임위, 블록체인 게임에 도박 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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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19-11-2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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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게임이 국내외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 이용자들은 블록체인 게임 상당수를 이용할 수 없을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블록체인 게임에서 널리 활용되는 대체불가토큰(NFT, Non-Fungible Token)을 사실상 바다이야기와 같은 도박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위가 노드브릭의 블록체인 게임 '인피니티스타'에 대한 등급거부 판정을 최종 확정했다. 국내에 게임을 유통하려면 게임위로부터 4단계로 나뉜 등급 판정을 받아야하며, 등급거부 판정을 받을 경우에는 국내 유통이 불가능해진다. 현재 게임위는 사행성, 폭력성, 선정성, 정치성이 과도한 게임에 등급거부 판정을 하고 있다.

노드브릭은 웹젠 게임서비스본부장으로 재직하며 '뮤' IP 사업을 전개한 신휘준 대표가 설립한 개발사다. 인피니티스타는 PC에서 즐길 수 있는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이다.

게임위는 인피니티스타에 적용된 NFT에 사행성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NFT는 이용자가 블록체인 노드(데이터 저장단위)에 자신만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암호화폐다. 예를 들어 NFT가 적용된 블록체인 게임에선 게임 내에서 수집한 아이템과 캐릭터 정보를 저장한 암호화폐를 생성해 타인과 교환할 수 있다. 게임 서비스가 중단되어도 블록체인 플랫폼이 건재하면 다른 게임에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대표적 블록체인 게임인 '크립토키티'와 '디센트럴랜드'에도 NFT가 적용돼 있다.

노드브릭은 △게임위에 최근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이 방치형 RPG 형태를 채택하고 있는 점 △우연적인 방법으로 결과가 결정되지 않고 이용자의 시간과 노력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점 △NFT 아이템을 암호화폐로 교환하지 않고 아이템으로만 사용하는 점 등을 강조하며 사행성이 없다고 항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드브릭의 블록체인 게임 '인피니티스타' 이미지 (자료제공=노드브릭) 


게임위는 게임내 활동으로 암호화폐나 다름없는 NFT를 생성할 수 있는 것을 사행성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과거 바다이야기 사태에서 게임 이용에 대한 대가로 상품권(유가증권)을 지급한 것처럼 블록체인 게임도 게임 이용에 대한 대가로 암호화폐(유가증권)를 지급하는 만큼 게임이 순식간에 도박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일본의 경우 컴퓨터엔터테인먼트등급기구(CERO)가 NFT를 암호화폐가 아니라고 규정함에 따라 NFT가 적용된 블록체인 게임 출시가 활발해지고 있다. 노드브릭 역시 인피니티스타 이용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일본 블록체인 게임과 NFT 교차이용을 위한 협업을 진행하는 등 국내 출시 불발이라는 악재를 극복하려 하고 있다.

게임 업계에선 이번 인피니티스타에 대한 등급거부가 이제 막 활성화되고 있는 국내의 블록체인 게임 개발과 출시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블록체인 게임의 핵심 요소인 NFT를 융통성 없이 일괄적으로 도박으로 규정함에 따라 급성장이 기대되는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잃어버리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블록체인 게임 시장 규모는 전체 게임 시장의 0.1%에 불과하지만 향후 5년 동안 매년 5~10배씩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블록체인 게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미르의 전설'로 유명한 게임사 위메이드는 내년 초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과 함께 블록체인 RPG '크립토네이도'를 출시할 계획이며, 보라(BORA)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20여개의 블록체인 게임을 갖춘 게임 포털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에선 블록체인 기술이 이용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블록체인의 데이터 분산·저장 기술이 아이템 거래 내역, 랭킹과 같은 게임 데이터를 투명하고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게임 이용자 간 암호화폐 거래를 통해 아이템을 사고팔 수도 있다.

노드브릭은 이의신청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게임위로부터 등급거부 판정을 받은 개발사는 30일 이내에 구체적인 사유를 명시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신청이 접수되면 15일 이내에 등급재분류자문회의와 등급분류 심의회의를 거쳐 다시 한번 등급을 분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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