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철 맞은 재계, '외부 인재 중용' 올해도 이어질듯... 현대차 이어 LG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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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9-11-2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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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술이 융합되는 4차산업 시대에는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면 적과도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진행된 한 4차산업 관련 포럼에 참석한 국내 대기업 고위 임원이 강조한 말이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 사업에서 최근 기업 간 합종연횡이 활발한 배경이다. 이는 인사철을 맞은 재계에 ‘순혈주의 타파’의 명분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 인재 영입 가장 활발··· “실질적 성과 나와”
24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인사에서도 혁신의 한 수단으로 외부 인재 등용이 큰 화두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상시 인사체제로 전환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최근 인사에서도 이 같은 기조를 엿볼 수 있다. 지난 3월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현대차 사내이사에 오른 알베르트 비어만 연구개발(R&D)본부 사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어 4월에는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직을 신설해 닛산 최고성과책임자(CPO) 출신인 호세 무뇨스 사장을 임명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도 외부 인재 영입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지난 9월 람보르기니 등에서 디자인 개발을 주도해 온 필리포 페리니 디자이너를 유럽제네시스 선행디자인 스튜디오 총책임자(상무)로 영입했다.

같은 달 기아차는 중국 현지법인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에 리펑 전 바오능그룹 상무부총경리를 임명했다. 기아차가 중국에서 현지인을 법인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 것은 리펑 총경리가 처음이다. 이어 인피니티 수석디자인을 지낸 카림 하비브도 기아차 디자인센터장(전무)으로 합류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자신 있게 외부 인재 영입을 확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며 “비어만 사장과 지영조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장(사장) 등이 대표적인 인물로 조직 혁신의 선봉에 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LG 올해 인사서 외부 인재 수혈 확대될 듯··· 삼성·SK ‘중용 기조’
현대차그룹과 함께 인적 쇄신에 적극적인 LG도 올해 순혈주의 타파가 인사방향의 큰 흐름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그간 행보가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LG화학 창립 이래 첫 외부 출신 CEO로 3M 출신의 신학철 부회장을 선임했다. 또한 한국타이어 R&D본부장을 지낸 김형남 부사장을 LG그룹 자동차부품팀장으로 영입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베인앤드컴퍼니 대표 출신인 홍범식 ㈜LG 경영전략팀 사장 등도 구 회장의 순혈주의 타파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삼성과 SK 등 앞서 선제적으로 순혈주의를 무너뜨렸던 대기업들도 그룹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이번 인사에서 외부 인재 중용이라는 ‘키워드’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사에서도 다양성 강화 등을 취지로 파운드리사업부 SAS 법인의 존 테일러 상무 등 외국인 3명을 글로벌 현장에서 성과를 거둔 공로로 승진시킨 바 있다. 이 밖에도 공식적으로 집계되지는 않지만, 올해도 AI포럼 등을 통해 외부 인력을 다수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도 지난해 그룹의 핵심으로 떠오른 SK하이닉스의 CEO에 이석희 사장을 임명하며 파격 행보를 보여줬다. 이 사장은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 출신으로 세계 최대 중앙처리장치(CPU) 업체인 인텔에서도 일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CEO들의 출신을 분석한 결과 2018년에는 외부 경력 CEO 비율이 24.3%였는데, 올해는 27.8%로 크게 늘었다”며 “이번 인사철에도 이런 방향성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자동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이 지난 8일 현대·기아차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R&D 협력사 테크데이' 행사에 참석해 협력사 선행 신기술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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