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기업 설비투자 사실상 줄었다..."무역전쟁 불확실성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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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19-11-2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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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500기업 3분기 설비투자 0.8% 늘었지만, 애플·아마존 빼면 '마이너스'

미국 대기업들의 설비투자 규모가 사실상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중 무역전쟁이 거세지면서 사업환경이 불확실해진 탓이다. 미국 기업들의 투자 억제 움직임이 이 나라 경제 성장세에 장기적인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미국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뒷걸음질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S&P다우존스지수에 따르면 이달 중순까지 3분기 실적을 낸 S&P500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전 분기 대비 0.8%(약 13억8000만 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목할 건 애플과 아마존이 같은 기간 늘린 투자액이 19억 달러에 달했다는 점이다.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설비투자를 줄인 셈이다. 

특히 산업업종의 투자 감소폭이 10%로 가장 컸다. 무역전쟁이 수입에 제동을 걸어 미국의 제조업 부활을 촉진할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을 무색케 한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업들의 투자 축소 움직임이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것이라고 본다. 지난 3분기에 미·중 무역갈등이 특히 고조된 게 곧장 투자 수치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이달 초에 낸 기업 체감경기 보고서도 이를 뒷받침한다. 조사 대상 가운데 12%, 제조업체 가운데는 5곳 중 1곳이 올 상반기에 설비투자를 줄이거나 미뤘다고 답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기 전인 2018년 상반기보다 2배나 높아진 수치다.

니컬라스 블룸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 교수는 "무역 불확실성이 미국 투자의 주요 방해물"이라고 지적했다. 블룸 교수는 스티븐 데이비스 미국 시카고대 교수, 애틀랜타 연은과 함께 매월 기업 불확실성 조사를 실시한다. 이들은 올 상반기에 미국에서 무역 문제로 줄어든 투자액이 400억 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설비, 건물, 차량, 컴퓨터 등과 관련한 전체 설비투자액의 3%에 해당한다. 2000년 이후 이런 비주택 설비에 대한 투자는 연평균 4%씩 증가했다.

블룸 교수는 "연기된 프로젝트 가운데 일부는 회복되겠지만, 일부는 영구적인 손실이 될 것"이라며 이는 미국 경제 성장에 장기적으로 실질적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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