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디지털결제 시장 확장...'구글페이' 벽 뛰어넘을까

  • 인도 재벌들, 디지털결제 시장 속속 진출했다가 실패

  • 시장경쟁 치열, 막대한 비용 부담, 구글 등 글로벌업체 장악

  • 현재 90여개 업체 난립…소수 강자만 살아남을 듯

세계 2위 인구 대국 인도가 디지털 결제 사회로의 전환을 모색하며 오는 2023년 인도 디지털 결제 시장 규모가 1조 달러(약 1177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인도 토종기업들이 구글페이 등 '글로벌 공룡'이 이미 장악한 인도 시장을 뚫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2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인도 대기업들이 지난 2014년부터 대거 디지털 결제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현재 디지털 결제 라이선스를 받은 업체 중 최소 5곳이 문을 닫았거나 투자를 중단했다. 이 중 3곳은 인도 대기업이 지원 사격한 업체였다.

인도 제약부자 딜립 샹비 선파마슈티컬 창업자가 2015년 디지털 은행 라이선스를 받았지만 결국엔 디지털 결제 사업을 포기한 게 대표적이다.

또 다른 인도 억만장자인 쿠마르 망갈람 비를라 아디티야비를라 그룹 회장도 지난 7월 결국 디지털 은행 사업을 접었다. 지속적인 적자와 장기적 비즈니스 사업계획 부재가 이유였다.  인도 자동차 재벌 아난드 마힌드라가 거느린 마힌드라앤마힌드라그룹 IT자회사인 테크 마힌드라도 지난 2016년 디지털 결제 라이선스를 결국 포기했다.

현재 인도의  14억 인구 대부분은 현금 결제를 선호한다. 전체 결제의 70%가 현금으로 이뤄질 정도다. 그만큼 디지털 결제 시장 잠재력이 크다는 의미다.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인도 디지털 결제 시장이 오는 2023년 1조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 재벌들이 디지털 결제 사업을 포기한 건 경쟁이 워낙 치열한 데다가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이미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한 시장을 너무 과소평가한 것. 라마스와미 벤카타찰람 FIS그룹 은행결제사업 부문 대표는 “총격전에 칼을 들고 달려든 꼴”이라고 지적했다.

KPMG는 현재 인도 디지 털결제 시장에 90개 가까운 업체들이 난립해 있어 경쟁이 치열해 최소 3년은 견뎌내야 적자가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엔 몇몇 소수 업체만 살아남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대다수 글로벌 기업조차 인도 디지털 결제 시장에서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 유통기업 월마트가 투자한 폰페와 아마존페이의 지난해 적자액을 합치면 306억 루피(약 5000억원)다. 알리바바와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페이티엠도 지난해에야 비로소 흑자로 전환했다. 
 

 

게다가 이미 구글이 꽉 잡은 인도 디지털 결제 시장을 뚫기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인도 온라인 전자결제대행업체인 레이저페이를 통해 지난 10월 거래된 디지털 결제 현황만 봐도 그렇다. 페이티엠 시장점유율이 5.8%로, 구글페이(61.2%)의 10분의 1도 채 안 됐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포레스터 컨설팅은 인도 현지에서 사람들이 인도은행보다 더 신뢰하는 게 구글이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매니쉬 제인 KPMG 인도법인 파트너는 "결국엔 장기적으로 투자해 고객의 신뢰를 얻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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