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다음 달 2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품간 스프레드 거래를 상장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의 후속 조치다.
국채선물 상품간 스프레드 거래는 3년 국채선물과 10년 국채선물을 동시에 한 상품은 매수하고 다른 상품은 매도하는 거래를 말한다. 가격 상관성이 높은 상품간 연계거래가 이뤄지도록 해 편의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투자자 A는 장단기 금리차이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장단기 금리차이 확대 시 이익이 발생하도록 투자전략을 실행할 계획이다.
현재 제도에서는 투자자가 직접 원하는 가격에 10년 국채선물 매도 주문을 넣고 3년 국채 선물 매수주문을 넣어 상품간 스프레드를 이용한 투자를 할 수 있다.
국채선물 상품간 스프레드 거래가 상장되면 투자자 A는 원하는 가격에 주문해 3년 국채선물, 10년 국채선물을 동시에 매수와 매도할 수 있다.
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는 “지금 상황에선 한쪽의 거래가 체결되지 않을 경우 투자자가 손실을 볼 수 있었지만 동시에 거래가 이뤄짐으로써 편의성과 안정성 모두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간 스프레드 시장의 조기 안정화를 위해 SK증권과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은 시장조성자로 참여해 호가를 공급할 계획이다.
국내 국채선물시장은 거래 규모 측면에서 세계 6위 수준으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3년간 국채선물시장의 거래대금 규모는 평균 18조3000억원으로 현물 장내 시장(8조원) 거래대금 규모보다 2.3배가량 높다. 지난해 FIA 기준 국가별 순위를 보면 미국, 독일, 호주, 영국, 이탈리아, 한국 순이다.
다만 10년 국채선물의 거래량은 3년 국채선물 대비 70% 수준까지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호가 규모가 적어 두 시장을 연계한 거래가 어렵다. 올해를 기준으로 봤을 때 10년물의 최우선 호가 잔량(74계약)은 3년물(1254계약)의 5.9% 수준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3년과 10년 국채선물은 호가 잔량 등 유동성 차이로 금리 급변 등 시장충격 발생 시 상품간 가격 불균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거래소 측은 “상품간 스프레드 종목 상장을 통해 국채만기별 금리 차이를 거래하는 수요를 집중시키고 동시 체결을 보장할 것”이라며 “연계거래에 수반되는 거래 비용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채선물 상품간 스프레드가 도입되면 대외경쟁력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호주증권거래소(ASX) 등 해외거래소는 이미 기관투자자의 연계거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이 제도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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