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무성이 28일 발표한 10월 품목별 무역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지난달 한국에 대한 맥주 수출은 물량, 액수 모두 사실상 제로였다. 이는 1999년 6월 이후 20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지난 7월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에서 비롯된 한국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 영향 탓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 지난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했고, 이후 한국 소비자들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지통신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일본산 맥주의 한국 수출액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매달 3억엔(약 30억원)~8억엔 수준이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수출액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8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92.2% 줄어든 5009만엔, 9월에는 99.9% 급감한 58만엔을 기록했다.
현지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불매 운동 영향으로 한국에 수출되는 일본 맥주의 절반 이상을 관련업체 직원들이 한탄을 섞어 마신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산케이신문도 "그동안 일본 맥주가 한국에서 큰 인기였지만, 이제는 한국 식당들도 일본 맥주를 구비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사히·기린·삿포로 등 맥주 기업 실적에 그림자가 드리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교도통신은 "한국에 대한 일본 맥주 수출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회사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맥주 외에 일본술(사케)과 인스턴트 라면 등의 한국 수출액도 급감하는 추세다. 인스턴트 라면의 한국 수출액은 지난해 10월 3254만엔에서 올해 10월엔 0엔으로 감소했으며, 일본술 수출액은 98.7% 줄어든 250만엔에 그쳤다.
10월 한 달간 일본의 전체 한국 수출액도 3818억엔으로 23.1% 감소했다. 9월에도 감소폭이 15.9%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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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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