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사망' 런던 테러범, 알고보니 조기석방된 테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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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19-12-0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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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람 극단주의자 가능성 높아…英정부는 판결정책 전면 재검토키로

영국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런던브리지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한 범인이 과거 테러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았다가 일찍 가석방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국 정부가 판결 정책을 재검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런던광역경찰청은 흉기 테러 용의자가 영국 중부도시인 스태퍼드셔주 스토크온트렌트 출신 우스만 칸(28)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칸은 지난 2010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런던 증권거래소 등에 폭탄테러를 자행하려다 범행 이전 다른 조직원 8명과 함께 체포돼, 지난 2012년 12월 테러 혐의로 최소 징역 8년 이상의 부정기형(不定期刑·가석방을 신청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복역 기간만 설정하고 형의 만료 시한을 확정하지 않는 형벌)을 선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칸의 가족이 소유한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땅에 테러리스트 훈련 캠프를 세우려 사실도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칸은 2011년 1월 다른 공범과 함께 영국을 떠나 카슈미르에서 훈련을 받을 계획이었다.

담당 판사는 칸이 당시 19살로 나이가 가장 어렸지만 검거된 9명 중 가장 심각한 성전주의자(지하지스트)라고 판결문에 적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방글라데시에서 태어난 2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영국 시민이었다.

이듬해 항소심에서 징역 16년형으로 바뀌었으나, 칸은 그 절반인 8년만 복역하고 지난해 12월 인터넷 금지, 통행금지, 이동 제한 등의 조건으로 풀려났다. 영국 당국은 그의 행방을 추적할 수 있도록 전자발찌를 부착했다.

가디언은 칸이 당초 석방이 금지된 위협 인물로 분류돼 있었지만 추후 분류 해제됐다고 전했다.

스카이뉴스는 내무부 소식통을 인용, "칸이 석방된 이후에도 이슬람 테러단체와 연루된 혐의로 전자 장치로 감시를 받고 있었다"면서 "칸이 연루된 이슬람 테러단체가 이슬람국가(IS)인지, 알 카에다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다만 내무부는 확인을 거부했다.

BBC는 지난 2012년 2월 해당 사건을 보도하면서 "이들이 알 카에다로부터 영감을 받아 폭탄 테러를 계획했다고 인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영국 정치권에는 책임공방이 펼쳐졌다. 

집권 보수당을 이끄는 보리스 존슨 총리는 사건 직후 현장은 방문해 테러리스트의 조기 석방을 비판했다. 그는 "형기를 절반으로 줄여 위험한 중범죄자를 일찍 풀어주는 자동적인 조기 석방 관행은 효과가 없다"며 형벌 강화를 약속했다.

그러나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보호관찰소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가석방위원회가 죄수의 석방 결정에 관여해야 하는지 등에 관해 의문이 제기된다"며 화살을 돌렸다.

이에 보수당 소속인 프리티 파텔 내무장관은 칸의 석방 과정에 가석방위원회가 관여할 수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총리가 되기를 원하면서 이것을 모르고 있다니 매우 우려스럽다"며 코빈 대표를 공격했다.

한편, 용의자 칸의 변호인은 칸이 수감 기간 당국에 사상적으로 과격성을 버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으나 성사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몇 년간 전문가들은 칸처럼 테러 관련 범죄로 수감됐다가 풀려난 이들이 사회복귀를 돕는 갱생 프로그램에 참여해도 여전히 과격성을 띠는 것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다고 WSJ은 전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시내의 런던브리지에서 무장 경찰이 흉기테러 현장을 통제한 채 경계를 서고 있다. [사진=런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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