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인사이드] 세종시 조직 운영의 실체적진실, 어떻게 가려져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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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김기완 기자
입력 2019-12-0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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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원금 쪼개기로 홍보비 집행, 지속적인 향응 접대로 매개체 관리-

  • -적자생존 상황서 직원 상대로 수 억원대 변호사 선임 충격-

세종시 산하 초대 공공기관장들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관심이 모아진다. 중도 사퇴하거나 연임을 계획했다가 철회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서다. [관련기사, 11월 27일 보도]

이 같은 결정에는 전반적으로 조직 운영에 대한 내·외부의 비판적 시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는 데 따른 책임소재가 다분한다는 분석이다. 이들 모두 고위 관료 출신의 공직자라는 공통점에서 민생과 밀접한 지방자치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조직원들의 신임을 얻지 못했고, 이는 시민들에게 전가돼 막대한 영향을 초래하면서 불편을 가중시켜 왔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지적이다.

지난 2016년 세종시 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로 취암한 인병택 대표가 임기 일 년을 남겨두고 사표를 제출했다. 초대 임기 2년을 채우고 지난 해 11월 연임에 성공한 인 대표는 내년 하반기까지 임기가 남은 상태였지만, 내부적으로 발생된 조직원들 간 불협화음과 이에 따른 내부 고발 등을 시작으로 그간 조직내에서 발생된 갈등 문제가 드러나면서 감사 기관의 조사를 받아왔다.

익명의 투서가 언론 등에 접수되면서 사회문제로 대두됐고, 인 대표는 사표를 제출했다. 최근 이사회는 인 대표의 사표를 의결했다. 조직 수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해 사퇴를 결정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고위 관료 출신이면서도 제대로된 조직 운영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종시도시교통공사 고칠진 사장도 연임을 포기하고 임기를 마칠것으로 전망된다. 임기 마감을 앞둔 고 사장이 2대 사장 공개모집에 응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임을 포기해서다.

고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갑질횡포, 도덕성 논란, 노·사갈등으로 문제를 야기시켰던 인물로 내부 조직원들과 정치권, 시민사회, 언론으로부터 강도높은 비판을 받아왔다.

이 같은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해명자료를 발표하면서까지 대응했었던 그가 연임을 포기한 것을 두고 결국 여론의 집중포화를 견뎌내지 못하고 연임을 포기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금방끓고 금방식는 정서가 아닌 사태라는 사실을 시민들이 보여줘서다. 경영 책임에 따른 사퇴 수순을 이끌어낸 결과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특히, 문화재단과 교통공사 초대 수장들이 줄줄이 사퇴하면서 공통점이 나타나고 있다. 조직 운영의 실체적 진실이 묻혀진 채 대외적으로 긍정적 홍보를 위한 미디어 매체 관리에만 급급해 왔다는 지적에서다.

취재결과, 이들 기관들은 정기적으로 미디어 매체에 대한 접대가 이뤄져 왔고, 이는 부정청탁방지법에 접촉됨에도 공동 처벌받는다는 사실로 암묵적으로 행위 등이 이뤄지면서 비호세력을 구성해왔다는 것이다.

문화재단의 경우 이른바 후원금 쪼개기로 미디어 매체 등에 홍보비를 편성해 기자들 간 친목 모임에 천 만원의 예산을 집행했고, 이에 대한 회계 처리가 어떻게 작성됐는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 과정에는 특정 매체 두 곳을 정해 각각 500만원씩 천 만원을 집행해 회계처리를 한 후, 회원들 간 각각 몇 십만원씩 나눠가진 것.

또 다른 언론 단체 한 곳에도 천 만원의 홍보비를 집행하려 했지만, 거절당해 집행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후원금으로 2천 만원의 홍보비를 편성했지만, 한 곳에만 천 만원을 집행했고, 한 곳은 거절당해 집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홍보비로 집행된 이 후원금은 전반적으로 지역사회 문화예술 발전에 써야 하는 후원금으로, 특정 분야 지정 후원금이 아닌 비지정 후원금에서 홍보비로 편성됐다. 문화재단에서 홍보비를 집행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회계 처리를 했는지 여부도 관심사다. 문화재단 관계자는 "기자들의 요구에 (홍보비를) 집행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후원금을 쪼개서 지급한 것에 대해선 불합리한 판단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이 부분에 대해 경찰 수사가 진행중인 만큼, 회계 처리 방식에 대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여진다. 회계 '관·항·목'에도 없는 홍보비가 집행되면서 이를 받아 챙긴 기자들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교통공사 역시 미디어 매체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관리를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매년 수 십억원의 공적자금이 지원되는 이 곳은 적자 행진으로 운영하면서도 공사 운영의 불합리한 부분을 문제 제기한 노동조합을 상대로 수 억원의 변호사 비용을 시용해 왔다. 노동조합은 공사 소속 버스 운전기사들로 구성돼 있다. 결국 공사 측이 이들을 파면시키기 위해 고액의 변호사 비용을 사용했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는 지적이다.

일부 미디어 매체 등에 적게는 몇 십만원에서 많게는 몇 백만원씩 홍보비를 집행했고, 정기적으로 술자리 등 다양한 접대가 이뤄져 왔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부정청탁방지법 위반 등에 따른 범법 행위가 도를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된 공적자금 지원 없이는 자립 운영을 하지 못하면서도 대외적으로 이미지 세탁을 위해 매개체인 언론 등을 비호 세력으로 관리해 왔다는 것이다. 심지어, 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언론 장학생이라는 수식어도 생겨났다.

국민권익위원회(청탁금지제도·보조금 부정 신고센터)는 문화재단과 교통공사가 행해온 접대 행위 등 보조금·후원금 사용 회계 처리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세종포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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