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4주 낙태 중, 신생아 숨지게 한 의사... “적극적 살인 아냐”

불법 낙태 시술 도중 생존한 태아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산부인과 의사가 “적극적 살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제25형사부(송인권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산부인과 의사 A씨의 첫 공판에서 "아기를 방치해서 사망하게 한 것이지, 검찰 공소사실처럼 적극적으로 익사시킨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올해 3월 임신 34주의 태아를 제왕절개 방식으로 낙태하려 했으나 아이가 살아있는 채로 태어나자 의도적으로 숨지게 하고, 태아의 사체를 손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A씨의 변호인은 불법낙태 혐의와 시신손괴 혐의는 인정했다. 다만 “처음부터 살해하려는 의도는 없었고, 탯줄이 목에 감겨 안색이 파랗게 질려 있는 등 태아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이를 방치해 죽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장은 “아이의 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살리려는 노력은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변호인은 "그것까지 다투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A씨 측은 부작위에 의한 살인까지 부정하지는 않았다. 변호인은 “부작위에 의한 살인과 적극적 살인의 형량이 다르다”고 밝혔다.

다만, 변호인은 마취 전문의과 공모해 아기의 상태에 대한 진단 기록지를 거짓으로 작성하도록 했다는 혐의(의료법 위반)는 부인했다.

다음 공판은 이달 16일 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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