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돈육 대란' 완화되나…한달새 가격 20%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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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12-0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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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소매가격 하락세, 모돈 사육도 증가

  • 다음달 춘제 연휴 수급·가격 지켜봐야

  • ASF 이전 수준 회복 시점 전망 엇갈려

[사진=CCTV 캡처 ]


지난달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이 20% 이상 내리면서 1년 반 가까이 지속되던 '돈육 대란'이 완화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모돈(母豚·어미 돼지) 사육 두수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도 긍정적이다.

다만 돼지고기 수요가 급증하는 춘제(春節·중국 설)를 계기로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다며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돼지고기 가격 고점 지났나

4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농업농촌부는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달 초를 기점으로 4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전국 200개 도매시장의 돼지고기 가격을 분석한 결과 11월 1일 kg당 52.40위안에서 지난 1일 41.48위안으로 한 달 새 20.84% 떨어졌다.

도소매 가격 모두 하락세가 완연하다. 베이징의 대형 농산물 도매시장인 신파디(新發地)의 경우 10월 말 kg당 50위안을 웃돌던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달 15일 기준 42.26위안으로 16% 가까이 하락했다.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의 대형 할인마트인 하오자샹(好家鄕) 내 정육점의 돼지고기 가격은 42~44위안으로 전월보다 10위안 정도 내렸다.

랴오닝성에서 3000마리 이상의 돼지를 사육하는 한 농가는 신화통신 산하 주간지 랴오왕(瞭望)과의 인터뷰에서 "11월 초 kg당 40위안에 달했던 출하 가격이 현재는 28위안으로 낮아졌다"고 전했다.

랴오왕은 최근 가격 인하의 배경으로 △해외 수입량 증가 △냉동 돈육 비축분 공급 확대 △무게 150~200kg의 '자이언트 돼지' 출하 증가 △영세 농가의 덤핑 판매 등을 꼽았다.

실제 지난 1~3분기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은 132만5700t으로 전년 동기보다 43.6% 급증했다.

번식용 모돈 사육 규모도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농업농촌부는 지난 10월 전국의 모돈 사육 두수가 0.6% 늘었다고 설명했다. 19개월 만의 반등으로, 돼지고기 수급 안정에 도움이 될 희소식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8월 처음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잦아들었다고 주장한다.

양전하이(楊振海) 농업농촌부 축산·수의국 국장은 "성급 지방정부 단위의 권역별 방역 체계를 구축한 게 주요했다"며 "살아있는 돼지의 이동을 막고 도축한 뒤 돈육을 운송하도록 유도한 것도 ASF 통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낙관은 시기상조 지적도

내년 1월은 돼지고기 가격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새해 첫날을 기념하는 위안단(元旦·1월 1일)과 중국 최대 명절로 꼽히는 춘제 연휴(1월 24~30일)가 몰려 있어 돼지고기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랴오왕도 "소비 성수기와 명절 효과로 돼지고기 가격은 일정 수준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가격 안정을 위해 일부 지역 및 유통 기업의 사재기와 가격 담합 시도를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돼지고기 생산·공급량이 ASF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시점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양전하이 국장은 "헤이룽장·지린·허난·산둥·안후이성 등 12개 성에서 돼지 사육 규모가 증가세로 돌아섰다"며 "모돈 사육 두수도 늘고 있어 돼지고기 공급량이 지속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돼지고기 생산량이 연내 바닥을 찍고 내년부터 정상 궤도로 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다국적 금융 협동조합인 라보뱅크(Rabobank)는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이 ASF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데 5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판천쥔(攀陳俊) 라보뱅크 애널리스트는 "내년 중반까지는 생산량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돼지고기 생산량은 각각 25%와 15% 감소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랴오왕은 쓰촨성이 지난 9월 말 25억 위안(약 4222억원)을 투입해 총 200만 마리의 돼지를 사육할 수 있는 대형 양돈장 13개를 신축한 사례를 들며 "정부가 자금 및 토지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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