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예금금리 인하 본격화… 돈 맡길 곳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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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19-12-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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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은행마저 1%대 진입 눈앞… 시중은행, 내년 기준금리 내릴 땐 0%대로

은행권의 예금금리 인하가 본격화됐다. 저금리 기조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줄줄이 내릴 전망이다. 저축은행 예금금리도 3년 반 만에 1%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년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인하되면 은행과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가중평균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각각 0%, 1%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 6일 정기예금(이하 1년 만기 기준) 금리를 20~25bp(1bp=0.01%포인트) 내렸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의 일반 정기예금 금리는 기존 연 1.25%에서 1.00%로 내려갔다.

지난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1.50→1.25%)를 단행한 이후 국내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은행권은 내년에 새롭게 적용되는 예대율 규제를 앞두고 수신액 확보를 위해 기존 금리를 유지해 왔다.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행됨에 따라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차원이기도 했다.

하지만 농협은행이 금리 인하에 나선 만큼, 다른 주요 은행들도 예금금리를 본격적으로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주요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1.35~1.50% 수준이다.

저축은행 금리도 하락세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지난 6일 기준 연 2.17%로, 지난 9월 30일(연 2.46%)과 비교하면 약 두달 만에 30bp 가까이 떨어졌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이달 말이나 내년 초 예금금리가 1%대로 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1%대를 나타낸 것은 2016년 7월 31일(연 1.99%)이 마지막이었다.

저축은행은 대출영업을 위한 자금 조달처가 사실상 수신이 전부여서, 1금융권에 비해 시중금리 영향을 덜 받는다. 그럼에도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것은 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대출채권의 질이 악화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공격적인 영업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부채인 수신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은행과 저축은행의 예금 납입액별로 가중치를 적용해 계산하는 가중평균금리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각각 0%, 1%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저성장과 저물가 등 악재가 겹쳐 내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차례 더 인하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10월 말 현재 은행 및 저축은행 정기예금의 가중평균금리는 각각 1.62%, 2.43%로 하락세다. 역대 최저치는 은행 1.36%(2016년 8월), 저축은행 2.00%(2016년 4월)다.

저금리 기조가 짙어지면서 서민들은 돈 맡길 곳을 찾기가 더 힘들어졌다. 정기예금은 서민들이 목돈을 굴리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이지만, 연간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수익률이 0%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나 다름없게 된다. 한은은 내년 물가가 1.0%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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