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업화신식화부(공신부)가 지난 6일 발표한 '신에너지차 보급 응용 추천 모델 목록(2019년 11차)'을 보면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업체의 전기차 배터리를 쓰는 자동차가 포함됐다.
목록에 포함된 신에너지차종은 61개사의 146종이다. 여기엔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장착되는 베이징벤츠 E클래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LG·파나소닉(수입산) 배터리를 쓰는 테슬라 '모델3' 등이 포함됐다.
다만 베이징벤츠의 경우 SK이노베이션 외에 다른 업체들의 배터리도 공급받고 있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채택 여부는 두고봐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CATL·비야디 등 자국 배터리업체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실상 외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6월 중국이 2015년 발표한 '전기차 배터리업계규범조건', 이른바 전기차 배터리 인증제도를 철폐하고, 이 제도에 따라 발표된 배터리 인증업체 명단도 모두 폐기했다. 중국이 외국산 배터리에도 보조금을 주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업계에 커졌다. 그동안 이 명단엔 비야디, CATL 등 자국 배터리 기업만 포함되고 외국기업은 아예 배제됐기 때문.
현지 언론들은 중국 정부가 외국기업에 자국산 배터리 시장을 개방한 이유로 ▲최근 침체된 중국 전기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배터리 공급 부족문제를 해결하고 ▲ 중국의 시장 개방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은 전기차 보조금을 올해 절반으로 삭감한 데 이어 내년 말까지 완전 철폐하기로 한 상황이다. 이러한 시점에 외국기업을 목록에 포함시킨 건 보조금 지급보다는 외국기업에 중국 시장을 개방한다는 데 실질적인 의미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중국 정부가 정책적 지원보다 외국기업과 경쟁을 통해 자국기업 경쟁력을 키울 것이란 진단이다. 중국 배터리 시장 빗장이 풀리면서 LG화학·SK이노베이션 등 한국업체 배터리 판매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수 년간 중국 전기차 시장은 거액의 보조금으로 호황을 누렸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시장이 약 20년 만에 역성장한 가운데서도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62% 늘었을 정도다.
하지만 올 들어 중국 경기 둔화 속 정부 전기차 보조금마저 절반으로 삭감되면서 신에너지차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었다. 10월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6% 하락하며 넉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중국은 내년 말까지 전기차 보조금을 아예 철폐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침체된 전기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잇달아 전기차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다.
앞서 3일엔 '신에너지자동차 산업발전규획(2021~2035년)' 초안을 공개해 오는 2025년까지 전체 신차 판매량에서 신에너지차량(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 비중을 25%까지 높이기로 했다. 2년 전 중국 정부가 신에너지차 로드맵에서 제시한 20% 목표치에서 더 높인 것이다. 지난해 중국 전체 신차 판매량에서 신에너지차 비중은 5%도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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